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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타고 있네촛불은 울고 있네나도 울고 너도 우네촛불은 빗물이 되어강물이 되고바다가 되고횃불이 되어바람이 되네촛불은,다시 또 타오르네.
건강 및 복지
/김용갑
2017.11.0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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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개인 일요일 오후어머니 그림자 살포시 앉은고향집 툇마루마늘 캔 자리에때늦은 기다림만몸부림치며 뒤척인다타는 긴 가뭄겨우 싹을 내밀더니장맛비 사랑받아지난 밤새옹골지게 튼실해지고줄줄이 달린하얀 침깨꽃망울곧 피어날듯빨간 접시꽃눈부신 햇살 받아환한 미소 짓네풋사과엔노모의 소망이빨갛게 채워지고분홍빛 채송화에찾아온 노랑나비흥겹게 춤추네
건강 및 복지
시인 김승환
2017.10.2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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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를 머리에 이고 기울어져 걸어오는 여가자 있다 달포 만이다 지난 보름에는 하얀 달항아리 지고 왔다 강가에 오래된 배 있어 누군가 닻을 흔들고 여자는 달항이라 속에 염소를 풀어놓는다 강둑은 이미 붉어져 있고 언제 푸른 풀밭에 나갔는가 누군가 달항아리 가슴에 달고 뒤뚱뒤뜽 염소 뒤따라온다 강둥을 바라보는 배는 귀 다 허물어졌다
건강 및 복지
나해철
2017.10.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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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산이 있고 영산강이 있고 신도시 혁신 빛 가람 도시 비단고을 너른 평야 농도의 서슬 이곳이 소 한양이라 정평 하니 이화낙지 황룡부주의 역사의 땅 줄비한 서원 늘어 있고 수 백 개의 누정과 정각이 현존 강과 산과 숲과 촌락이 전설과 설화에 묻혀 아름다운 역사가 있는 도시 목사고을 아직도 존립이 튼튼한 고대와 현대의 융합된 문화로 각광을 받은 광탄(光灘)
건강 및 복지
강정삼
2017.09.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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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면 개망초 하얗게 만발한 꽃밭 가까이 가면 잔디, 억새 , 찔레 넝쿨이 얽히고설킨 잡초밭 오가는 이들 걸음 멈추고 눈길 머무는 솟다리 문중 선영 8대에서 12대 조부모 잠들어 계신 곳 뿌연 안개 낀 여름날 아침 예취기 둘러메고 조부모 뵈러갔다 어설프긴 하지만 예취기로 묘역 주위 등선에서 잔디마당, 봉분 순으로 정성껏 이발해 드리고 패인 곳은 채워주고
건강 및 복지
/김승환
2017.08.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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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퍼득이는 가여운 나래가 있습니다 거기. 번민과 고뇌의 경계에서 몸부림치며 허덕이는 가냘픈 숨결이 있습니다 거기. 명암의 원천 속에서 커다란 쓰라림을 담은 잊지 못할 옛 얘기가 있습니다 거기. 삶과 죽음의 혼합 점에서 불현 듯 소생하는 감상의 소유자가 있습니다 거기. 먼 먼 뒤안길에서 여전히 가련하게 떨고 있는 애달픔이
건강 및 복지
전남타임스
2017.07.3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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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직된 틀의 한계를 벗어난 유약한 흐름체 생긴대로 만들어지는 그 유연성 크고 작음도 많고 적음도 잘나고 못남도 모든 분별의식마저 철저히 각성된 저 위대한 무욕의 힘 가공할 공능도 발휘할 수 있는 우주의 大에너지, 그러나 지금은 졸졸히 흐르는 시냇물일 뿐이다 그 시냇물-.
건강 및 복지
전남타임스
2017.07.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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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가슴에 당신을 걸고 살다가 지금 가파른 삶 길섶 너설에서 그만 비루한 낙엽처럼 추락합니다 어느 푸른 여름 켯속을 잡을 줄 몰라 배회하는 사이 뼈속까지 피어오른 절망을 뽑아낼 엄두를 못내대가 붉덩물이 그만 나를 덮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고향이어서 좋았던 당신 아무리 사랑에 불을 지펴도 쇠구들마냥 묵묵히 저를 만지작거리셨습니다 칼바람 부는 퍼석얼
건강 및 복지
전남타임스
2017.07.0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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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등걸에서 소스라치며 나동그라지는 불협화음 문득, 숙면에서 깨어난 갈색 흔들림 하나 붉은 저녁 노을타고 떠나버린 어머니의 넋이 되어 실핏줄 한 몸으로 바둥대는 애틋한 그리움 언젠가, 싸륵싸륵 쌓이던 하얀 야반삼경에 차분한 미소로 여린 손을 꽉 잡아주시던 그 손길 천 년의 한이 피멍으로 응어지졋던 가슴 속절없이 가버린 그 시절 이제, 푸른 계
건강 및 복지
전남타임스
2017.06.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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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며 선다 따로 또 같이 삶에 지친 고사목 두 그루 하나 보단 둘이 세월풍파 맞설 힘과 지혜를 주려니 나란히 선다 작은 산이 큰산과
건강 및 복지
전남타임스
2017.06.0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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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보고 있다 만지면 고운 모래가 묻어날 것 같은 고요가 고요를 말리는 건조증이 아직 진행 중이다 저 사막에도 용트림 하듯 거센 강물줄기 흘렀었다 회초리를 들어 내 장딴지를 후려치던 그 강단진 패기는 어디쯤에서 말라버렸을까 한 장 한 장 생을 굽듯이 아스라하게 구워낸 내 대학등록금을 은행창구에 들이밀 때 어버지의 손은 사바나로 년하고 있었으리라 나는 회
건강 및 복지
전남타임스
2017.05.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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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십 년 핏빛 붉은 5월은 무서웠다.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금남로에서였다. 무장군인들을 태운 트럭 한 대가 불쑥 다가왔다. 마침 청색신호를 기다리던 단발머리 소녀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 올리더니 어디 어디론가 쏜살같이 사라졌다. 그 순간 비겁했다. 너무나도 비겁했다. 그러나 어쩔수가…. 나는 천하에 몹쓸 원초적인 본능으로 대인동 버스터미널을 향해
건강 및 복지
전남타임스
2017.05.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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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사리 오지 않은 것을 기다리다가 자정을 꼬박 넘겨 버렸다 어둠은 깊고 집 앞 외등 불빛은 또렷하게 빛을 짙게 드리우고 길고양이 그림자가 길어지면 집 개 짖는 소리도 커진다 고요하던 사방이 흔들리고 올 것 같은 잠이 후다닥 빠져나가고 다시 컴퓨터를 켜는 모니터에는 생각만 켜켜이 쌓이고? 뿌옇게 흐린 형광 불빛이 구석구석마다 다 뒤져봐? 머릿속을 다 훑어 봐
건강 및 복지
전남타임스
2017.04.2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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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이 웅크리고 있어 호산이란다 웅크린 등줄기 타고 온 햇살이 닫힌 눈꺼풀의 새벽을 문지른다 눈거풀 밀어올리며 발걸음 재촉하던 햇살 추원당의 얇은 그늘을 지우며 다가와 현액에 새겨진 글을 어루만진다 종자종손 250여 년을 이어온 유산 세세로 찬만 년을 지켜 가야 할 호산 온 산에 가득한 솔향기의 호위를 받으며 조상님들 모시고 계시는 할머니 할머니 무덤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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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타임스
2017.04.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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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펼쳤더니 동전의 위력에 덧칠하여 황금빛 사람이 되고 우러러 황금빛 상도 받는 천하에 몹쓸 자들이 사는 참말로 좋은 세상이요 아니 그게 아니거든 세상은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소. 호랑이보다도 무섭고도 몹시 두려운 세상에서 질퍽거리는 개펄 밭 망둥이처럼 고상한 짜가들이 함부로 날뛰는 이 야릇한 세상에서 동전의 위력 앞에 그대들이 그리도 소중하다던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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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타임스
2017.03.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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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나 둘러보려 찾은 미황사 내친걸음이 등반길 되었다 변변한 준비 없이 기다시피 암벽길 오르다 가쁜 숨 고르며 보앗다 힘겨운 비탈 오르내리는 이들 미그러지지 않고 넘어지지 않게 기꺼이 자신을 내주고 있는 반질반질 윤기나는 나무 껍질 그 고마운 손 그날 밤, 쥐가 나 자다 깨어 알이 밴 다리 주무르며 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나를 붙잡아 준 손 그동안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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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타임스
2017.03.1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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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변두리 신장동과 남평 평산리를 가르는 대촌천 한 줄기 다리 하나 건너 지명을 달리한다 날마다 사이를 오고가며 수번을 바꾸는 행거지 주소는 늘 옮아 붙는 것일까 그래도 그 짝이나 이 짝이나 사람살이는 마찬가지 사이로 흐르는 작은 샛강은 우두머리에 이르러 드들강과 합수하여 흘러서 나주 산포를 지나 금천에 이르러 영산강에서 작은 이름을 지우고 큰 강 한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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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타임스
2017.02.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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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사모한 눈이 밤새 사랑하는 이에게 하얀 예복 입혔다 겨울이 가 갔는데도 얼마나 입히고 싶어 했나 창가에 우두커니 서서 생각한다 서약도 할 수 없이] 오래 사모했던 사람 한 버 은색 옷 입히지 못하고 따나보낸 사람
건강 및 복지
전남타임스
2017.02.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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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만한 가슴이 엷은 아침 햇살에 반들거리며 매초롬하니 부풀어 오른다 한 점 한 점 멍울이 어울려 만들어 놓은 하야말쑥한 살결을 만지려는 순간 가슴께의 허방으로 스며들던 썰렁함이 날카로운 소름으로 온몸에 확 번진다 내 스스럽지 못한 변죽을 탓이라도 하듯이 봉긋하게 고여 오는 장독 뚜껑은 고스란한 속내를 숨 가쁘게 감추고 있다 외롭다는 것은, 스스로 닫아 버려
건강 및 복지
전남타임스
2017.02.0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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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축을 뒤흔든 그날 그 자리기차에서 쏟아지는 바쁜 발걸음들무심히 역사의 철길을 밟으며 일상사를 스쳐 간다무거운 음모의 몸통 뒤뚱거리며열차에서 내려 걷는 시커먼 철의 심장과녁에 꽂히던 불벼락이여이천만 눈물의 불길 당긴의사 눈망울의 용광로 이글이글 끓어올랐느니백두여, 위풍당당 그 모습 여기 우뚝하구나대한 독립 만세, 만만세 인류의 양심에 외치며 꺼질 줄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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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타임스
2017.01.25 1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