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Mentha arvensis L. var. piperascens MALlNV. &쌍떡잎식물강 통화식물목 꿀풀과 박하속의 다년초

 

/ 전남들꽃연구회
『박하』는 잎이 주름지고 털이 있으며 도톰해 보이는 거친 질감의 느낌과 달리 잎을 손으로 비벼보면 감촉이 미끈미끈하다.

 

잎의 양면에 기름샘(油點)이 많이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정유(精油)는 톡 쏘는 듯 맑고 시원한 향기를 낸다.

7~9월에 줄기 위쪽의 잎겨드랑이에서 연한 자주색 또는 흰색의 꽃이 층층이 돌려나기(윤산꽃차례)로 피는데, 박하는 이 꽃이 필 무렵에 정유성분 함유율이 가장 높고 3년생에서는 보다 많다.

박하유의 주성분은 멘톨(Menthol)인데 방부, 살균, 항바이러스, 항염, 진경, 정장, 소화, 발한, 신경통, 류머티즘 등에 효과가 있으며 강한 향기를 이용하여 청량음료, 사탕, 담배, 치약, 화장품 등을 만들기도 한다.

한글명 박하는 한자명 ‘박하(薄荷)’에서, 한자명 박하는 또 인도지역에서 ‘파하(婆荷)’라 부르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하였다. 박하의 ‘박(薄)’은 엷다는 뜻이고 ‘하(荷)’란 순박하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꽃과 잎과 씨앗이 모두 지극히 가볍고 향이 맑아서 탁하지 않다는 뜻이다. 또 박(薄)은 ‘풀숲’을 표현한 한자이다.

나무의 무더기를 림(林)이라 한다면, 풀과 나무가 함께 있는 무더기를 박(薄)이라 하고, 툇마루나 난간 따위에 세우는 짧은 기둥(童子柱)을 뜻하기도 한다.

▲꽃과 잎과 씨앗이 모두 가볍고 향이 맑아서 탁하지 않다는 뜻을 가진 ‘박하’. 박하는 두통, 인후통을 치료하며 간울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

앞 표현이 박하의 가벼운 성품에 주목한 것이라면 뒤는 박하의 성상을 살핀 편으로 다가온다.

박하는 주로 포복지(匍匐枝, 덩굴처럼 지표면을 기는 식물의 가지)나 근경(根莖)으로 ‘무더기(군락)’를 이루는데, 그 마디마디에서 동자주처럼 키 작은 줄기를 지상으로 밀어올린다.

고려 때의 이두 향명으로는 ‘방하(芳荷)’라 하였는데 15세기 초 《사성통해(四聲通解)》에서는 ‘영생이’라는 우리말로 기재되었고, 조선시대 《동의보감(東醫寶鑑)》 제중신편에서는 ‘영성이’, 《물보(物譜)》에서는 ‘박하’로 기록하였다.

15세기 말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에서 ‘고양이에게 물린 곳에 박하를 짓이겨 바르면 낫는다.’는 기록이 있는데, 서양에서도 개박하를 캣닙(catnip) 혹은 캣민트(catmint)라 부르는 것을 보아 동서양 모두 고양이과 동물이 행복감을 느끼는 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속명 멘타(Mentha)는 희랍신화에 나오는 님프 ‘민테(Minthe)’의 이름에서 유래하며, 종소명 아르벤시스(arvensis)는 ‘경작이 가능한 땅’의 의미이다.

고래로 이 풀의 효용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암시한다.

원산지는 동아시아 즉 한국, 일본, 중국, 시베이라, 사할린, 코카서스 등지이며 세계적으로 그 재배 역사가 오래된 것으로 추측된다.

박하의 영명은 민트(Mint)이다. 동양종은 박하뇌(薄荷腦, 박하의 잎을 증류하여 냉각 정제한 흰 결정체)를 생산하는 박하를 말하며, 서양종은 향료나 향미료 등으로 쓰는 페파민트나 스페아민트 등을 말한다.

생약명 「박하」의 성미는 맵고 서늘하며 무독하다. 주로 폐와 간경으로 들어가 상초(上焦)의 열을 흩어서 두통, 인후통을 치료하며 간울(肝鬱)을 풀어준다.

방향성이 강한 약초라 다른 재료와 함께 탕약을 지을 땐 오래 달이지 말아야 한다. 약효가 사라지지 않도록 중간이나 끝 시간에 넣어 어느 정도 향기를 유지해주어야 한다.

여름과 가을에 두 번 수확하여 그늘에 말리는데, 마르면 잘 부서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작은 양이면 잘게 잘라서 건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하의 꽃과 향기를 만지면 코끝에서 순수하고 청량한 기분도 만난다. 고양이뿐 아니라 사람의 기분 또한 들뜨게 하는 마법의 향기를 가졌다.

지금도 종종 식당 문을 나서며 손에 드는 박하사탕은 내 어린 시절의 그 말없는 박하사탕이며, 영화 〈박하사탕〉의 한 장면처럼 군홧발에 짓밟힌 계엄군 영호의 ‘타인에 의해 빼앗긴 순수’로 돌아가고 싶은 그 박하사탕이기도 하다.

순박한 꽃에 욱복한 향기로 둘레를 환하게 밝히는 박하의 꽃말은 ‘순진한 마음’또는 ‘아름다운 마음(미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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