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렬

▲임경렬
·나주시문화원장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좌표는 까만 하늘 뿐
지쳐 무거운 몸을 두 다리에 얹고
한 걸음 두 걸음 쌓인 눈을 밟는다
그대와 지났던 시골길을 또다시 걷는다

검은 천막 같은 밤하늘을 이고
하얀 멍석처럼 펼쳐진 눈길을 걷는다
아스라이 깜박이는 기다림의 불빛들
해가 떠오르면 만상을 드러내겠지

도랑에 뒹구는 거름 포대와
부활을 꿈꾸며 봄날을 기다리는
빛바랜 논두렁 잡풀들
서로를 시기하며 일출을 기다린다

지나간 기다림의 족적들을 밟으며
묵묵히 나는 하얀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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