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미술마을프로젝트 ‘밀레날레마을미술’ 주제로 본격화&5개 권역 27개 사업 백화점식 나열 ‘수박 겉핥기’ 우려도

▲나주읍성권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마을미술프로젝트 ‘나주밀레날레마을미술’ 사업권역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나주시와 (재)아름다운 맵이 주관하는 ‘2016 마을미술프로젝트 미술마을 조성사업’이 지난 3개월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본격 추진된다.

국비 5억원과 나주시비 5억원 등 총 10억원이 소요되는 이번 마을미술프로젝트는 나주읍성권을 5개권역으로 나눠 평면, 입체, 설치, 건축, 미디어, 퍼포먼스, 사진, 디자인 등의 미술적 요소가 가미된 27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마을미술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아름다운 맵 최현주 예술감독은 지난 14일 오후 금남동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갖고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프로젝트팀은 이번 사업의 명칭을 ‘1000년에 한번 하는 행사’라는 뜻을 담아 ‘나주밀레날레마을미술’로 정했다.

이번 사업의 목적은 나주 원도심의 공동화현상을 인문학과 예술을 통해 극복하고, 천년고도 읍성권 마을의 역사와 전통, 1000년의 역사를 잇고 있는 현재와 그 안에 담겨 있는 과거의 보존 및 기록을 있었던 그대로 되살리는 데 있다.

따라서 이번 사업은 단순한 도시미화가 아닌, 마을에 잠재된 가치를 발견하고 생활환경과 공동체가 삶에 필요로 하는 것(need)과 원하는 것(want)을 찾아내 ‘멋있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든다는 것.

▲나주마을미술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최현주 예술감독이 주민들에게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업대상지는 금성교를 시작으로 옛 솔방앗간 떡집건물-홍어고을/아침햇살-옛 중앙교회와 교회옆 공터-교동교-나고 앞 당산나무-서성문 부근-옛 과원동사무소 옆 당산나무와 칠성단-자투리공간-텃밭-옛 잠사 앞 나주천-금남교 동측 교각-금남교’ 등으로 이어지는 5개 권역 27개 사업으로 진행된다.

금성교에 세워지는 가칭 ‘천년마을의 문’은 읍성의 4대문 외에 예술공간으로서 랜드마크형 진입문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인 금성교 앞에 설치하게 되는데 문 안으로 금성관이 정면으로 마주보이는 것이 노림수다.

특히, 철거예정인 상가건물을 역사미술갤러리로 개조해 천년고도 나주의 역사에 관한 정보를 예술성 있는 작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변해가는 과거와 현재의 나주를 기록 및 보존할 예정이다.

아울러 옛 중앙교회 건물과 공터에서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매일미술광장 파사드, 곰탕박물관, 야외도서관, 거시기(머시기)가게 등을 운영한다는 계획.

특히, 매일미술광장은 요즘 도시에서 유행하는 ‘인터렉티브 미디어’를 활용해 마을주민 누구나 모바일 등을 통해 작품에 접속해 참여하고 이에 반응하여 작동되는 미디어작품을 건물 외부에 설치해서 어린이와 청소년층의 흥미를 북돋는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곰탕거리를 찾은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곰탕박물관’, 주민 누구나 비영리적 목적으로 특정하지 않은 물건을 팔 수 있는 ‘거시기가게’와 ‘머시기가게’, 특히, 마을의 자투리공간을 활용해 ‘배꽃거리’를 조성함으로써 나주의 시화인 배꽃을 활용해 작품동선 내 환경을 정비하고, 노년층 거주자(아름다운 미래, 진취적인 여생과 희망 표현) 혹은 주민 누구나가 함께 만드는 1000개의 배꽃을 설치하는 사업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빈 텃밭에 ‘3016 타임캡슐’을 만들어 1000년의 타임캡슐을 땅 속에 매립해 천 년 뒤 미래인류로 보내는 나주마을주민들의 선물로 복원, 재생, 개발이 왕성한 나주의 미래를 담아 땅 위에 천년 후 나주의 미래를 상상하고 논하는 주민참여 작품을 설치하고, 나주천에 연애고샅다리, 보리마당다리, 사마재다리, 들독다리 등 ‘밀레날레고샅다리’를 만들어 ‘우리는 다리를 만들고 다리는 우리를 만든다’는 컨셉으로 마을 고유의 고샅길의 컨셉을 다리 위에 창의적으로 표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마을벤치 시리즈로 ‘성벽길-서성문길-사매기길’을 연결해 나주고 앞 당산나무에서 금성관 뒤 당산나무를 이으며 마을을 가장 중요한 문화재인 서성문과 향교를 관람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마을미술작품동선을 시작점과 연결시키는 시리즈형 벤치를 설치하고, 벤치에 앉을 수 있도록 동기와 재미를 유발한다는 컨셉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업들이 대부분 깊이가 없이 백화점 메뉴판식으로 나열돼 있어서 사업의 실현가능성에 의구심이 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박 겉핥기식 이벤트성 사업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프로젝트팀은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오는 22일 나주시와 시의회, 주민들을 대상으로 최종 보고회를 갖고 각 사업별로 작가를 공모해 연말까지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마을미술프로젝트 사무국은 지역에 근무하면서 주민, 작가와 소통하며 작가의 현장업무를 도와줄 수 있는 제작지원팀장을 모집한다. 자세한 내용은 마을미술프로젝트 홈페이지(http://www.maeulmisul.org/) 참조.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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