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로 주변 컨테이너·천막 무단설치, 노점상은 도로까지 진입@12억 들여 지은 생선장옥 ‘실패작’ 상인들 외면에 재보수 계

올해로 이전개장 13년을 맞은 영산포풍물시장이 제대로 관리가 안 돼 전통시장의 멋과 맛은 온데간데없고 무질서만 판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5일 점심나절 찾은 영산포풍물시장, 석기네 다리주변 제방과 시장진입로는 어지럽게 주차된 차량들과 노점상점 등으로 인해 시장 안으로 들어가기가 어려운 지경이었다.

더구나 노점상들은 인도위에 자리를 잡고 도로까지 들어와 가판대와 물건들을 진열하고 있어 시장을 찾은 주민들이 차와 뒤섞여 곡예를 하듯 보행을 하는 모습이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시장으로 들어가는 도로와 제방사이에는 폭이 5m는 될 만한 공간이 있었지만 크고 작은 컨테이너와 천막, 그리고 용도를 알 수 없는 적치물들이 쌓여 있어 상인들이 바짝 도로변까지 나와서 장사를 하는 상황이었다.

또 시장 입구를 차지하고 있는 닭·오리, 고양이·강아지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에는 동물들이 비좁은 우리와 상자 등에 갇힌 채 그늘막도 없이 땡볕에 방치되고 있어 동물학대로 비쳐지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는 지난달 18일 나주시시민소통위원회 혁신경제분과와 영산포상가상인회 회원들이 가진 현장소통의날 행사에서 제기 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영산포풍물시장이 전통시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제방과 시장진입로 사이에 설치돼 있는 컨테이너와 천막, 정체불명의 시설물들을 철거하고 노점상을 뒤쪽으로 이동시켜 도로공간을 확보할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새로 지은 웅장한 시설물이 시선을 압도했다.

나주시가 최근 12억원을 들여 새로 설치한 생선전 장옥이다. 하지만 상인들은 지붕이 너무 높고 사방이 트여있어서 장옥으로서 쓸모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시설물 설치가 마무리된 상태지만 상인들은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차라리 노점에서 장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나주시는 “최초 설계단계부터 상인들과 전문가들로 추진위원회를 꾸려서 충분히 상의한 뒤에 공사를 했지만 막상 공사를 해놓고 보니까 불만이 되고 있다”면서 “대다수 상인들이 시설보완을 요구하고 있어서 내년도 본예산에 예산을 확보해 지붕과 비가림시설 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시장 규모와 상인들의 요구를 묵살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공사를 했다가 예산낭비를 초래한 셈이다.

또한 시장 진입로 공간 확보에 대해서도 상인과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도시계획도로를 폐지하고 용도를 변경해 풍물시장의 주차공간과 노점상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영산포풍물시장은 재래시장을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민속장터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2003년 이창택지지구로 이전해 개장했다.

영산포풍물시장상인회(회장 이금열)에 등록한 상점이 80곳, 장옥 주변에 펼쳐놓고 장사를 하는 노점상이 120곳에 이른다.

이금열 회장은 “애초 등록상인들이 운영하는 장옥상가 외에 재래시장의 다양한 볼거리와 살거리 구색을 맞추기 위해 노점상인들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았지만, 최근 노점상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시설물들을 마구잡이로 설치하는 등 어지럽게 장이 운영되는 것에 대해 행정당국의 단속과 계도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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