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지역 구석구석 찾아가 '가려운 곳' 긁어줘라@지난 12일, 공산면 가송리에서 190회째 봉사베풀어

12일 공산면 가송리 꽃밭등에서 가송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칠 줄 모르는 55명의 행복 바이러스가 교통이 불편한 오지마을에 190번째 향기를 뿌렸다.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아담한마을 꽃밭등 마을은 20여호가 그림처럼 내려앉아 옹기종기 살고 있고 이장님만 남자라는 동네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을씨년스러운 마을이 아침부터 북적였다.

고장 난 가전제품을 유모차에 싣고 오는 주민, 한웅큼 낫과 칼을 들고 오는 노인들의 얼굴에는 무언가 모를 설레임이 묻어나고 마을회관과 우산각을 사이에 두고 장이 열렸고 명절에나 그런 풍경일까 동네 어귀까지 차량의 행렬이 가득하며 오랜만에 이웃마을 주민들 모습도 보였다.

 밥솥이여 후라이펜이여 이제는 철지난 선풍기여 가전제품수리차량 앞에는 고장 난 가전제품이 줄을 서고 차에서 빨래를 한다네 신기한 이동빨래차는 구경거리가 되고 바람 빠진 자건거와 리어카는 어떻게 고친다는 것인지 주위를 서성이더니 어느새 이미용봉사 봉사단에게 몰려들어 염색이여 커트에 즐거워하던 시골의 할머니들이 이 많은 칼과 낫을 언제 다간다냐며 둘러 앉아 지켜보더니 분무기를 들고 나온 86세의 이병님 할머니는 〃자식들도 못해주는 일을 젊은이 들이 와서 해주니 세상 먼일이어 살기좋은 세상 만났네〃라며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아니 중포리 색시인디 우리 마을에는 먼일이여〃 행복나주 이동봉사단이 출동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각 면단위의 새마을 부녀회, 여성의용소방대, 여성자원봉사대원 들을 보고 반가워하는 인사말은 사람이 그리운 농촌마을 주민들을 대변하고 있다.

국토정보공사와 경찰과 건강보험 임직원들의 살가운 상담은 궁금해도 물어볼 곳 없던 답답한 마음을 풀어 주었고 물이 새는 수도꼭지여 불이 들어오지 않는 전구며 소소한 고장을 정성껏 고쳐주는 손길이 우리까지 챙겨주는 사람들도 있다는 안도감에 엷은 미소가 번진다.

 한달에 두 번 어김없이 교통이 불편한 관내 오지마을을 찾아 나서는 행복나주 이동봉사단은 이날이 190번째 찾아온 마을로 눈보라가 몰아치고 손과 발이 얼어붙는 겨울철도 무더위에 턱밑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아야했던 여름도 발길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봉사단원들은 "유래 없는 폭염을 몰고 왔던 올 여름은 정말 숨을 쉬기도 어려웠지만 행복나주이동봉사단을 기다리는 농촌마을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멈출 수가 없었다"면서 "생활불편 사항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오지마을 주민들의 정서적인 지원이 정말 값진 선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복나주이동봉사단의 따뜻한 사랑은 노령화되어가는 지역사회에 행복을 전하는 바이러스였다.

/조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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