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완 객원기자
(나주공공도서관 이화독서회원)
친한 친구가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권고사직에 대한 아픔보다는 어떻게 마음을 추스르고 남은 삶을 위해서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에 대한 조언이 필요한 것이다.

책 표지를 보면 “너무 젊은 나이에 직장에서 내몰리는 중년들, 너무 늦은 나이에도 일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노인들, 피할 수 없이 다가오는 거대한 은퇴 절벽…”이라고 적혀있다.

은퇴는 직업에서 또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 당신이 그곳을 떠나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내는 단어라고 생각하겠지만 어느 순간 절벽이라는,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곳까지 가게 되는 단어가 돼버렸다.

이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과거에는 장수에 대한 축하 의미로 환갑잔치나 칠순잔치를 했지만 2013년 기준 기대수명이 남성은 78.5세, 여성은 85.1세로 늘어나서 잔치의 의미가 없어져가고 있고 앞으로 기대수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60세에 정년퇴직을 한다면 기대수명에 따라 약 20년의 노후생활을 보내야 하는데 수입이 없다면 과연 정상적인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나마 60세 정년퇴직은 행복한 비명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지 안 봐도 짐작이 갈 것이다. 이 책은 준비하라고 말한다.

저자 : 문진수
출판사 : 원더박스

준비라는 단어가 지금을 살아가기도 바쁜데 사치가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준비해야한다고 말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지 않은가!

은퇴 절벽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중년의 나이에 은퇴를 하게 되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전에 받던 급여로 또는 같은 분야로 재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쉽지 않다는 얘기는 가족을 떠나 멀리 가야 하거나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하거나 또는 창업을 해야 한다는 말인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몸에 힘이 빠지고 많은 바람을 쐐야 하고 깊은 고민에 빠지는 인생의 고개에서 도박 아닌 도박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성공할 확률이 낮으니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의 구성원들은 가장의 무게감을 덜어주기 위해 따뜻한 위로와 힘찬 격려 그리고 함께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생활력이 필요하다.

최근에 강연회에 참가했는데 한 참가자가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해주세요.’라는 질문에 강사는 ‘부모님에게 이렇게 키워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따뜻한 포옹을 하라.’고 하였다.

중년의 나이에 이것 하나면 충분할 것이다.

‘많은 은퇴자들이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다.’고 한다. 꿈을 꾸지 않는다는 것은 하고자 하는 바가 없다는 것인데 이는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니 괴로운 일이다.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하였다.

많은 은퇴자들이 이 스피노자의 말을 깊이 새겼으면 한다.

그리고 ‘돈이 아니라 일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은퇴 후 인생을 보는 패러다임이 상당 부분 바뀐다.’고 한다.

예전에는 ‘부자가 되려면 돈을 쫒지 말고 사람을 쫒아라.’라고 했는데 지금은 ‘은퇴 절벽에 서지 않으려면 돈을 쫒지 말고 일을 쫒아라.’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은 “돈을 쫒지 말고 일을 쫒아라.

그리고 성취를 통한 희열을 맛보기 위해 원칙을 지키며 자신을 절제하라. 그러면 돈은 저절로 따라 올 것이다.”라고 했다.

그만큼 일이 살아가는데 특히 기대수명이 늘어난 지금과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올해 78세인 필자의 아버지는 한 곳에서 60년 가까이 가게를 운영하고 계신다.

돈을 쫒지 않고 일을 쫒으셨으니 그게 가능한 것이다. 비록 돈은 저절로 따라 오지는 못했지만 은퇴 절벽에 서시지 않았으니 선견지명의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는 산 증인이시다.

이미 왔거나 다가올 여러분의 은퇴에 일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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