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단 문화공원 조성사업 지지부진 속 전원주택단지 박차&나주시 “발굴조사 결과 나오면 보전조치” 늦장대응에 분통

▲천년의 얼을 간직한 문화유적인 나주 사직단(社稷壇)이 민간건설업체의 전원주택단지 조성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어 지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사진은 사직단의 기초석이 남아있는 나주시 경현동 200번지 일대>
나주시가 2014년도부터 추진해 온 ‘사직단 문화공원 조성사업’을 2년이 넘도록 질질 끌어오다 결국 개인건설업체의 전원주택단지로 내주게 됐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나주 사직단(社稷壇)은 나주시 경현동 200번지 국도1호선에 인접한 금성산 자락 월정봉 기슭 8만8727㎡(2만6839평) 넓이의 조경수 단지 중심부에 터가 남아 있다.

삼국시대부터 대한제국이 일제에 강제합병되기 전까지 고을의 수령이 임금을 대신해 안녕과 풍년을 빌었던 민족의 정기가 어린 곳이었으나 해방 이후 사직단은 망실 되고 현재는 그 터만 확인되고 있다.

1586년 학봉 김성일이 나주목사로 재임하던 시절 사직단에 화재가 발생하자 책임을 지고 사직하기도 했던 당시 국가적인 중요시설이었던 것.

이런 가운데 최근 한 민간건설업체가 사직단을 포함한 약 87,866㎡(2만6580평) 부지에 전원주택단지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안팎에서 나주시의 안이한 문화행정에 대해 비난여론이 일자 나주시는 지난 6일에야 사직단 터 1,114㎡(337평)에 대해 발굴조사 허가를 얻어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

지난 7일 나주시의회 제196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김선용 의원은 “현재 민간건설회사가 신규 마을조성을 위해 대지조성사업을 하고 있는 나주시 경현동 200번지 일대 부지는 1986년 금하장학회가 도서관을 짓겠다고 해서 소유권을 넘겨주었으나 유산들이 모두 훼손되고 지금은 건물의 흔적을 희미하게 알 수 있는 초석일부만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직단은 나주목의 정신적 상징이자 나주발전을 기원하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서 나주목관아와 읍성복원,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나주의 전통을 살려내기 위한 노력과 연계해 사직단 부지를 포함한 그 일대 부지를 매입해 사익을 위한 개발로부터 지켜내고, 향후 공익을 위한 공간으로 확보해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강인규 시장은 “사직단 터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가 나오면 문화재청의 의견과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한 뒤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 나주의 유구한 역사의 흔적이 보전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사직단 터 매입에 대해서는 “전제 8만8천 평방미터 중 사직단 터는 1천 평방미터로 시에서 전체 면적을 매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사직단 터 매입과 복원 등 추진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시민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추진하겠다”는 미온적인 답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나주시는 2014년 8월 경북 상주시와 영호남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영·호남 지명유래 고도 전통문화 자원화사업’을 공동으로 실시하기도 협약을 맺고 사직단을 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영·호남 지명유래 고도 전통 문화 자원화 사업’은 2017년부터 5년간 1천억의 사업비를 투입해 조선시대 목사와 감영도시인 전남 나주시와 경북 상주시의 읍성, 향교, 산성 등 역사문화 자원을 공동으로 복원해 지역 정체성을 회복하고 우리 역사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고도(古都)상징 게이트 조성 ▲호남문화진흥원 건립 ▲사직단 문화공원 조성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에는 강인규 시장이 기획재정부를 방문,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위해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주시는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면서도 정작 부지확보, 민간 개발행위 제한과 같은 구체적인 사업에는 손을 놓고 있다가 결국 민간업체에 발목이 잡히는 뒷북행정의 일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지역적인 대책논의가 요구 되고 있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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