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논설위원
개미는 땡볕이 내려쬐는 여름 날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한다.

겨울양식을 풍부하게 마련하기위함이다. 매미는 나무 그늘에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일할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고 오직 흥겹게 노래에만 탐닉한다.

삭풍이 몰아치는 겨울날, 헐벗고 매고픈 매미는 개미의 짐을 찾아 ‘한술주시오’ 구걸에 나선다. 이것이 ‘개미와 매미’라는 우화의 내용이다.

어린이에게 근면 절약의 교훈을 주려고 만든 이야기지만 그 진짜 속을 뒤집어보면 엄청난 거짓말이다.

매미는 여름 한철살다 가는 운명, 겨울철에 존재 할 수 없는 곤충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진짜 덕을 보는 쪽은 매미가 아니라 개미다.

매미가 뾰쪽한 입으로 나뭇가지에 파놓은 수액의 샘은 여름철 목마른 곤충들의 생명수이다. 개미가 때로 몰려와 샘물을 차지하려고 아등바등하는 통에 매미는 다른 나무로 날아간다.

그 수맥의 샘은 여름갈증을 달래는 개미의 감로수가 되는 것이다.

곤충학자 앙리 파브르는 어렇듯 진실을 왜곡한 우화를 ‘거짖 이야기의 표본’ 이라고 개탄했다.

우화나 동화는 어린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그렇다 하더라도 세상엔 ‘안 알려진 거짖’ 이 ‘알려진 거짖’ 보다 훨씬 많다.

옛날엔 목청이 곱고 노래를 잘하면 그 천성으로 가수가 되었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보통의 노래 실력이면 돈의 힘으로 일류가수가 된다. 기획자와 돈과 홍보력이 삼위일체가 되어 제조하는 ‘노래기계’가 바로 가수다.

비단 가수만이 아니다.

작가나 미술가나 정치가도 마찬가지다.

미디어를 잘 이용하는 자가 특별인사 대열에 오른다. 대체로 그들 중엔 진짜보다 가짜가 더 많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진짜나 가짜나엔 무감각이다.

TV에 얼굴이 자주 나오면 덩달아 박수를 치기 마련이다.

비판적인 지식인들조차 크게 다른지 않다.

명성이 ‘최면적 흡인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늘도 시문지면과 TV 화면에 얼굴들 들이 밀어 보려는 유명인사가 줄을 서 있는 것이 엄염한 현실이다.

독일의 사회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이러한 사회현상을 ‘거대한 사기’ 라고 단정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완전히 상업화된 사회에서는 그 사람의 내적가치는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이 똑똑한가 생산적인가 용감한가 보다 자기도취적이고 공경적이고 그리고 술을 잘 마시기만 하면 당대의 유명인사가된다. (중략) 그 이면에 협착과 야바위가 횡행하지만, 그것은 그리따지고 들 일이 못된다.」

과연 이 사회는 거대한 사기판 일까, 진짜는 보이지 않고 가짜가 판을 치는 몹쓸 사회인가, 대충 흝어보면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타락한 정치가들이 미디어의 홍수 밖에 보이는 것이 없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실상이다.

그릇된 목적을 위해 패거리의 이익을 위해 국익을 저 버리는 가짜 정치가들도 겉보기엔 너무나 의젓하다.
우리지역은 이러한 정치가들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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