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Hibiscus syriacus L. &쌍떡잎식물강 아욱목 아욱과 무궁화속의 낙엽관목

 

▲김진수 회장 /전남들꽃연구회

『무궁화(無窮花)』는 이른 아침에 꽃을 피워 저녁에 떨구기를 매일매일 반복하여 무려 100일 동안 피고 지는 나무이다.

비록 국가의 법령으로 제정된 바 없는 통념상의 국화(國花)지만 질곡의 역사를 건너온 민중들 가슴 한복판에 뿌리내린 진정한 대한민국의 나라꽃이다.

꽃잎은 밑 부분에서 서로 붙는 통꽃이며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는 자웅동체의 양성화이다.

수술은 단체웅예(單體雄蘂, 한 꽃 중의 수술이 서로 붙어서 하나로 되어 있는 한몸수술)이고 암술대는 그 수술통의 중앙부를 뚫고 위로 솟아나와 하늘을 가리키는 손가락 같으며 그 정상부인 암술머리는 5갈래로 나뉘어있다.

꽃은 오목한 종 모양으로 잎겨드랑이에서 한 송이씩 피며, 육종하고 도입하여 그 종류가 홑꽃·반겹꽃·겹꽃으로 매우 다양해졌다.

여름 한 철 많게는 삼천송이의 꽃을 피울 수 있는 다화성(多花性)의 비결은 바로 잘 발달한 수많은 줄기의 힘이다.

수형은 둥글고 아담하게 관목형을 이루며, 양수(陽樹)이다.

종명 히비스커스(Hibiscus)는 아욱과에 속한 열대성 상록 관목(무궁화, 황근, 부용 따위)을 통칭하며, 종소명 시리아쿠스(syriacus)는 시리아 원산임을 뜻한다.

그러나 원산지가 시리아인 것은 학자마다 주장이 다르다.

원산지 여부를 떠나 무궁화는 한반도에서 아주 먼 옛날부터 자라고 있었다는 기록들이 있다.

기원전 4세기경 중국의 《산해경(山海經, 상고시대의 지리, 풍속을 널리 조사해 기록한 책)》제 9권〈해외동경(海外東經)〉편에서는 ‘군자의 나라(한반도)가 북방에 있다… 훈화초(薰花草, 무궁화(薰=菫)의 옛 이름)라는 식물이 있는데 아침에 나서 저녁에 죽는다.’라 쓴 기록이 있으며, 또 신라시대 최치원이 당나라에 보낸 외교문서에 우리나라를 '근화지향'(槿花之鄕, 무궁화의 나라)으로 언급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백성의 꽃 무궁화

 

 

우리나라의 상고사를 재조명 하고 있는《단기고사(檀寄古史)》에는 근수(槿樹, 무궁화나무)로, 《환단고기(桓檀古記)》에는 환화(桓花, 하늘 꽃)나 천지화(天指花, 하늘을 가리키는 꽃)로 무궁화를 표현하였으니 학명의 원산지 기록이 무슨 의미인가.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께 국가를 상징하는 꽃으로 채택되어 국기봉, 정부 포장, 대통령 휘장 등에 이 꽃의 도안을 쓰고 있지만 무궁화는 그저 소박한 민가 주변에서 오늘도 무심히 피고 지며 홀로 화려하다.

매년 8월 8일은 무궁화를 기념하는 날이다.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이 날은 無窮의 한자 뜻을 살려 무한대(∞)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달아달아밝은달아 녯나라에비춘달아 쇠창을넘어와서 나의마음비춘달아 계수나무버혀내고 무궁화를심으과저”

만해 한용운님이 3·1운동의 주역으로 일제에 피체되었을 때 옥중 쇠창살을 붙들고 옛 나라의 그리운 달빛을 시조 풍으로 읊은 <무궁화 심으과저>의 제 1연이다.

 조국의 독립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심중의 일단을 드러냈거니와 그 심상의 선단부에 겨레의 상징인 무궁화를 떠올린 것.

 

 ▲무궁화의 다른 종 히비스커스

필자는 문득‘하늘을 가리키는 꽃’이 광화문광장의 촛불로 보였다. 수술통의 중앙부를 뚫고 위로 솟아나와 있는 무궁화의 암술이 마치 하얀 종이컵 속을 뚫고 올라와 사위를 밝히는 양초의 불꽃과 여실히 부합된다.
통꽃, 자웅동체, 삼천송이로 일어나 강물처럼 뒤척이는 이것!

1897년 조선왕조 500년 역사상 최초로 자주독립국가임을 선포한 대한제국의 상징은 이화(李花, 자두꽃)였다.

그러나 제국은 불과 13년만인 1910년 한일병탄과 함께 멸망하였고 이화문(李花紋)은 잊혀진 제국(帝國)의 문장이 되었다.

국화(國花)란 모름지기 면연(綿延)한 겨레의 역사 속에서 참다워지는 것. 무궁화의 남다른 미학은 바로 ‘다함이 없는’ 국민들에 의하여 자연발생적으로 피어나 몸소 ‘민국(民國)’의 꽃, ‘민주(民主)’의 꽃으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20년을 살다 간 영국인 신부 리처드 러트가 쓴 《풍류한국》에는 "프랑스, 영국, 중국 등 세계의 모든 나라꽃은 그들의 황실이나 귀족의 상징인 꽃들로 정해졌으나 조선의 나라꽃인 무궁화는 유일하게도 황실의 이화가 아닌 백성의 꽃 무궁화로 정해졌으니 무궁화는 평민의 꽃이며 민족 전통의 꽃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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