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유권 선생 ‘소문’ 각색 낭독대회 열어

나주출신 오유권 소설가. 지역주민들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영산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만을 졸업했다.

하지만 그의 소설작품들은 50,60년대 영산강유역의 배고픈 서민들의 생활상을 자세히 그려놓았다.

그의 소설작품들을 읽다보면 50~6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난 기분이다. 그 시대로 푹 빠져들고 만다.

전쟁이 끝난 그 시점. 우리의 서민들은 밥을 굶는 것이 일상생활이었다.

그러한 생활 속에서 살기위한 서민들의 몸부림이 오유권 선생의 소설작품의 주제이다.

그러한 오유권 선생을 다시 우리의 기억 속에 되살린 단체가 나주시립도서관 독서동아리 등대문화예술독서회이다. 등대문화예술독서회는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읽고 그 작가들을 지역주민들에게 알리며 지역에 숨어있는 정서를 찾자는 뜻에서 첫 번째 주자로 오유권 선생을 선택했다.

특히, 오유권 선생의 작품에 드러난 구수한 전라도 토박이 글을 통한 서민들의 애절한 몸부림은 이 지역만의 서민들의 생활상을 나타내는데 그만한 것도 없었다.

지난 2월9일. 등대독서회는 전남문화관광재단 후원 형형색색사업의 뜻으로 오유권 소설가의 작품 중의 ‘소문’을 각색해 전라도토박이낭독대회를 개최해 시민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받았다.

*동네사람A : “아니, 나, 그런 줄 몰랐더니 고갯집 나주댁 딸이 안골 반장네 머심하고 뭣을 주고 받었다 하데잉?”
*동네사람B : "금매 그런 말이 있데, 참.”

*동네사람A : “아, 그 잡녀러 머심이 꺼꿀네 집 뒤꼍에 가 서 있다가 무단히 물 길러 가는 사람을 틀어잡고 그랬다 않든가.”
*동네사람B : "그러니, 혹, 그 머심이 나주댁서 머심을 살 때부터 무슨 내통이 있었는지도 알겄는가.”

*동네사람 A: 그래, 나주댁 딸에게 혼삿발이 비치는 것을 보고 방해를 할라고 그러는지도 모를 일이네.”

*해설자 : 이렇게 해서 소문은 시작됩니다.

소문은 옆동네 총각과 혼사가 오고가는 나주댁 딸이 이웃마을 머슴으로부터 납세고지서를 받는 장면을 멀리서 이를 지켜본 떠벌레가 “머슴과 나주댁딸이 연서로 무엇을 주고받았다”며 소문을 낸 것이 발단이 돼 결국 혼사까지 깨지고 만다는 내용이다.

구수한 전라도 토박이말로 나주댁과 떠벌레간에 싸움이 오가는 대목은 우리 서민들의 마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있게 한 대목이기도 하다.

이날 낭독대회는 시민과 독서회원들이 어우러져 진행됐다. 낭독대회 연기지도는 광주 신명서 활동했던 정진모 선생으로부터 받았다.

소설의 주인공인 나주댁과 떠벌레역은 독서회원인 황금진씨와 이혜연씨가 맡은 가운데 전라도토박이말로 서로 싸우는 장면에서는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날 처음으로 시도됐던 낭독대회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공연 제공과 함께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낭독대회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이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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