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정책협의회, 천년사·랜드마크 등 7개 분야 30개 사업 합의&‘나주목관아 복원 및 나주읍성권 재생’ 기존사업 짜깁기식 아냐?

▲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 전라북도가 2018년 전라도 정명 1000년을 맞아 추진하는  기념사업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 전라북도는 지난달 29일 나주에서 2017년 상반기 호남권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 전라도 정도 천년을 앞두고 천년사 편찬, 천년 랜드마크와 천년 가로수길 조성 등 7개 분야 30개 기념사업을 확정했다.

전라남도가 주관한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2015년 하반기에 3개 시·도가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한 전라도 천년 기념사업을 확정하고 그 밖의 상생협력과제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전라도 천년 기념사업은 2018년, 전국 8도의 맏이인 전라도가 탄생한지 천년이 되는 해를 경축하는 한편, 3개 시·도가 상생과 화합을 도모하며 전라도의 새로운 천년을 열어가자는 취지에서 구상됐다.

그동안 전북연구원과 광주전남연구원의 학술연구 및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3개 시·도는 7개 분야 30개 세부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2018년은 고려 현종 9년(1018년) 전주 중심의 강남도와 나주 중심의 해양도를 합쳐 전라도(全羅道)로 명명한지 천년이 되는 해다.

‘고려사’에 따르면 전주와 나주의 앞글자를 합해 명명됐다. 전라도는 이후 천년 동안 동북아 경제와 문화의 국제교류 중심지였을 뿐만 아니라 동학농민혁명, 의병항쟁 등 민중혁명이 일어난 한국정신의 본향이었으나, 현대에 이르러 산업화에 소외되면서 위상이 위축됐다.

‘전라도 천년 기념사업’은 문화유산과 호남정신이 외면당하는 현실에서 지난 반세기의 낙후를 극복, 자랑스런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구상됐다.

또한 천년 역사를 재정립하고 화합과 상생의 계기를 마련, 전라도의 새 미래를 열어나간다는 목표다. 2015년 호남권정책협의회에서 기념사업 추진을 합의한 이래 전북연구원과 광주전남연구원의 학술연구,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세부사업을 합의했다.

전라도의 좋은 이미지를 확산하기 위해 천년사를 편찬하고 슬로건과 엠블럼을 제작하며, 대국민 캠페인 홍보를 펼친다. 2018년 ‘전라도 방문의 해’를 맞아 한(韓)마당 페스티벌, 광역투어버스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한다.

3개 시·도지사가 참석하는 시·도별 전라도 천년 대표 기념행사를 2018년 개최한다. 광주는 새해 첫날 천년 맞이 타종식, 전남은 3월 천년 가로수길 조성 기념식, 전북은 전라도 명명 1018년을 기념해 10월 18일 천년 기념식을 연다.

시·도민 참여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하고, 전라도의 미래비전을 기획하는 학술행사도 개최한다. 천년의 역사와 문화, 새 미래를 상징할 랜드마크로 광주엔 ‘천년의 빛 미디어 창의파크’, 전북엔 ‘전라도 새천년공원’, 전남엔 ‘전라도 천년정원’을 조성한다.

광주 희경루, 전주 전라감영, 나주목 관아 등 천년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복원해 역사적 가치를 높인다. 전남은 서남해안선을 잇는 천년 가로수길을, 광주와 전북은 무등산과 지덕권에 생태문화 기반과 치유숲을 조성, 후손에게 유산으로 남길 계획이다.

▲ 호남권 11개 상생협력과저
이날 협의회에서는 ‘전라도 천년 기념사업’ 외 협력과제도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호남권 관광벨트 구축은 호남권관광진흥협의회가 중심이 돼 해외관광박람회 홍보관 공동 운영, 국제관광컨퍼런스 개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라선 고속철도 증편을 지속 건의한 결과 기존 10편에서 14편으로 증편됐고, 추가 증편을 건의하고 있다. 해외 호남향우와 소통 강화를 위해 매년 3개 시·도가 번갈아 개최키로 한 세계호남인의 날 행사를 지난해 10월 목포에 이어 2017년 전북, 2018년 광주 순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서해안철도와 서울~제주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중앙정부 건의 및 국가계획 반영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사업들이 그동안 추진돼 오거나 이미 사업이 확정된 내용을 짜깁기 식으로 맞춰 가짓수만 늘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백제의 흥망과 전쟁’ ‘동아시아 문화교류와 한반도 서남해지역 해양문화’ 등을 저술한 동아시아역사문화연구소 문안식 소장은 “세 광역단체장이 발표한 사업계획은 전라도의 역사와 문화전통을 천 년으로 축소하고 전라도의 비전과 관점을 상실했다”고 지적하며 “1018년 이전 과거와 1018~2018년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전라도 모습과 비전을 담아내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드라마 ‘주몽’과 ‘선덕여왕’, ‘드림하이’, 영화 ‘타짜’ 등을 제작한 김태원 푸른여름스토리연구소 대표도 “새로운 전라 천년을 준비해야 할 사업이 흘러온 천년의 관광사업으로 전락한 느낌”이라며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역의 뜻있는 시민들은 나주가 신석기, 특히 마한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호남의 역사와 문화를 굳건히 간직하고 있고, 전주와 함께 전라도 지명의 유래가 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2018년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전하며 나주만의 정체성을 살린 뜻있는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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