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논설위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 기술대학원장이 2012년도에 자신의 세상과 정치에 대한 생각을 엮은 책을 내놓았다.

<안철수의 생각 -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가 그것이다. 안 원장은 책의 출간과 함께 “현재 이대로의 현실은 안된다”며 조만간 안 원장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선출마의 결론을 내겠다는 의견을 말했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걸 선거에서 우여곡절 끝에 박원순 변호사에게 출마를 양보한 안철수 스스로는 날선 비판을 예상했으나 놀랍게도 다음 날부터 유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안철수 교수는 대중의 높은 지지율이 자신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므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책자에서 말했다.

공격이 무서워서 할 일 피하진 않는다.

안 교수는 일부 정치인들의 왜곡된 비판을 피하지도 않고 “중요한 것은 과연 내가 담당할 능력이 있느냐, 많은 국민들의 지지가 진정한 것이냐에 대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의 판단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안철수의 교수가 다른 정치인과 다른 점은 여기에 있다. ‘세상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삶’을 추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정치 현장에서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엄정하게 평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사실 인간 안철수는 평범한 사람이다.

초등학교 시절, 성적표에 ‘수’라고는 안철수의 ‘수’밖에 없는 평범한 아이였고, 학창시절 내내 그 흔한 반장 한번 못해본 사람이다.

휴일 아침 모자를 눌러쓰고 조조 할인관을 찾는 영화광이며, 아내를 위해 아침마다 커피를 내려주는 가정적인 남자이기도 한다.

부드러울 것 같은 안철수의 내면에는 사실 강한 힘이 숨어있다.

CEO로서의 경력에서는 물론, 50% 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20분의 대화만에 박원순 대표에게 넘겨준 정치적 결단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1,500억원을 사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또 ‘뜨거운 가슴’ 쪽에 가까운 사람 이었다. 대학시절 3년 동안 구로동과 두메산골의 무의촌에서 진료봉사 활동을 했는데, 거기서 소설에 나오는 것보다 더 잔인한 가난의 현실을 만나면서 충격을 받았다.

이 젊은 시절의 체험은 사회적 삶을 살아가는 촉매제가 되었다.

복지 ㆍ 정의 ㆍ 평화의 나라를 꿈꾸며

안철수는 지금 우리 사회의 과제를 ‘정의로운 복지국가’, ‘공정한 복지 국가’로 판단하고 한번도 평화 정착의 중요성도 동시에 설명한다. 저자는 지금 우리 사회가 광범위한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 세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은 이러한 불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안철수가 생각하는 복지는 단순히 있는 것을 나눠 갖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복지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선순환하는 복지이다.

장애인,극빈층 등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취약 계층의 복지를 우선 강화하고, 동시에 민생의 핵심 영역에서 중산층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한다.

보육 복지 면에서는 국공립 보육 시설을 대상 아동의 30%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늘리고 민간 보육 시설에 대해서도 서로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기업의 휴직제도 실행도 상황에 따라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도입해야 하며, OECD 국가들 중 두 번째로 높은 대학 등록금은 당장 반값은 어렵더라도 계속 적정한 수준으로 낮춰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안철수의 소신은 매우 분명하다.

그는 출발선, 과정, 재도전에서 공정과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실패한 사람에게도 패자 부활전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하다.

안 교수는 그동안 잘못된 관행과 문화를 비판하면서, 재벌 계혁을 위해서는 재벌 외부와 내부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하되, 재벌의 확장과 이에 따른 시장 왜곡을 바로잡는 데 집중해애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패자부활전이 통하는 사회

행적 권력에 대해서는 고위 공직자 수사처 신설 등 권력을 분산 할 수 있는 방범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한 강조하고 비정규직을 포함한 종업원 등 기업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의 단기적 이익이 조금 줄더라도 비정규직 차별 철폐는 반드시 필요하며 고용을 좀 더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밖에 한국의 부패지수, 공기업과 금융회사 등의 낙하산 인사, 중소기업들에 대한 정부 부처의 횡포문제 등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날을 내밀고 있다.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전제인 평화 체제 구축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의 대북정책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통일을 ‘사건’으로 보는 관점에서 ‘과정’으로 보는 관점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년과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한다.

재미를 느끼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할 것, 도전은 힘이 들 뿐 무서운 것이 아니니 무엇이든 시도해보고 경험 해볼 것, 약점은 관리만 하고 강점은 살리는데 주력할 것, 힘든 상황에서 구조적 문제에도 주목하되 스스로 불평만 하지 말고 그 시간에 도전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인생을 개척할 것, 친구가 아닌 ‘어제의 나’ 와 ‘오늘의 나’를 비교할 것, 끝으로 사회와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을 것 등이 그것이다.

참신한 대통령이 낫다

안 원장이 자신이 책 <안철수의 생각>을 펴내자 정치권에서 또 대통령 자격 논란이 이어나고 있다.

정치권에선 또다시 ‘준비된 대통령’ ‘참신한 대통령’ 논쟁이 불붙고 있다. 기성정치권에서 뒹굴면서 능력을 키우고 경험을 쌓은 기성 정치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데 유리한지, 아니면 기성 정치권 경험은 없지만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 성과를 낸 것을 밑바탕 삼아 기성 정치를 바꾸려는 참신한 인사가 성공한 정권을 만드는데 유리한지 의견이 헸갈리는 것이다.

필자와 같은 유권자의 경우 안 원장은 매우 신선한 정치 세력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단 한번도 지금까지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맞아보지 못한 이유 때문이다.

안 원장은 정치인이 아닌 이상,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인간미와 자기실현 욕구의 즐거운 도전이 있다.

그리고 기존 정치인에게는 아예 싹조차 바랄 수 없는 겸손과 양보의 자시 철학이 있다.

참신한 대통령 후보로서 안 원장의 인기와 지지율은 떨어져 본 적이 없다. 낡은 체제와 세력으로는 도저히 국가가 더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는 공통분모 안에서 안 원장이 어떤 역할을 해 낼 것인지, 크게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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