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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살아야 나주가 산다
2017년 06월 16일 (금) 08:49:03 전남타임스 jn-times@hanmail.net

   
▲이웅범 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회복지특별위원회
근대교육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교육여건 개선은 나주의 가장 절실한 과제였고 바램이었다. 특히 중등교육 여건이 그렇다.

중등교육의 기회를 제한했던 일본의 식민지 교육정책은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될 때까지 나주에 중등학교 설립을 허락하지 않았다.

나라를 되찾은 감격과 흥분이 가시기도 전에 건국준비위원회 나주지부가 중심이 되어 성금을 모으고 교사를 선발해 나주민립중학교(나주중학교의 전신)를 세운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해방 직후의 불안정한 정치상황은 나주민립중학교가 명문학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버렸다.

이로 인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이미 호남의 대표적인 명문학교로 성장해버린 광주서중학교(광주일고)를 비롯한 광주지역 중등학교로 진학하는 경향이 개선되지 않았다. 일제하에서 시작된 중등교육의 광주 의존이 해방이후까지 계속된 것이다.

취약한 중등교육

1986년 광주시가 광역시로 승격됨에 따라 1993년부터는 전남지역 학생들의 광주지역 고등학교로의 진학이 불가능해졌다. 이때부터 초등학교 5,6학년이 되면 광주로 전학가거나 아예 이사를 가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성적이 우수한 초등학생들의 전학은 나주지역 중등학교의 학력저하를 불러오는데서 그치지 않고 고등학교의 대학 입시 성적 하락으로 이어져 초등학생들의 전학을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고착됐다.

1992년 전남과학고가 설립되고 1993년 전남외국어고등학교가 설립됐지만 이와 같은 현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대학입시에 도입된 농어촌특별전형을 활용해 장성고와 창평고 등 인근 지역 사립고등학교들이 명문학교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관내 중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들마저 인근 지역 명문사립학교로 진학하면서 나주고와 금성고, 영산고를 비롯한 관내 일반계 고등학교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나주시의 개선 노력과 한계


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열악한 교육여건이 인구를 감소시키는 현실을 극복하려는 나주시의 노력이 시작됐다. 1993년에 재단법인 나주교육진흥재단을 설립해 ‘내 고장 학교보내기 운동’을 전개했다. 성적이 우수한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했다.


민선 3기부터는 교육지원팀을 신설하고 나주교육진흥재단과 함께 고등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고등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기 위하여 학교에 교육경비를 지원해 영어와 수학 등 주요 교과목의 방과 후 심화수업을 실시했다.

또한 우수한 성적으로 관내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관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최고 5백만 원까지 장학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장학정책을 수립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와 대학교육협의회, 주요 대학 등을 설득해 동지역 고등학교 졸업생들도 농어촌특별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힘입어 관내 일반계 고등학교의 대학 입학 성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기 시작했다. 초등학생들의 전학과 중학교 졸업생들의 관외 고등학교 진학도 줄어드는 등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도권 일대 농촌지역의 반발에 직면한 교육부와 주요 대학들이 나주시를 비롯한 도농통합시의 동지역에 부여했던 농어촌특별전형을 철회했다. 그 결과 관내 고등학교들의 대학입시 성적도 다시 악화됐다.

도교육청의 무대책

혁신도시 조성은 중등교육의 취약성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였다. 혁신도시 조성사업이 결국은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이주할 수 있는 정주여건을 조성하는 것이고 교육여건 조성이 정주여건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6년 하반기에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등이 이전 대상 공공기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빛가람 혁신도시에 가족과 동반 이주하겠다는 응답이 18%에 불과했고, 그 원인으로 자녀 교육문제라는 응답이 5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따라서 전남의 성장을 이끌어갈 동력인 혁신도시의 교육여건은 공공기관 직원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수준으로 미리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었다.


하지만 혁신도시 조성이 마무리 되고 각급 학교가 문을 열면서 기대했던 혁신도시 교육여건 조성계획 같은 것은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전라남도교육청은“수요가 있어야 공급한다”는 기존의 행정 원칙을 그대로 적용할 뿐이었다. 초현대식 시설과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학급 당 학생 수 같은 장점들도 급격히 늘어나는 학생들과 교육청의 늦장행정으로 인해 금새 사라져버렸다.

오히려 학교 설립공사가 늦어져 다른 학교에 더부살이 하는가하면 공사가 진행 중인 학교에서 공부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수도권으로 유턴하거나 광주로 이사하는 가정도 적지 않았다.


고등학교의 설립 계획은 더욱 부실했다. 설립 예정이던 두 개의 고등학교 중 하나인 봉황고는 학교 설립 비용 절감을 명분으로 면지역에서 이설해 옴으로써 ‘심각한 학력 격차’와 ‘교명 변경’ 과 같은 불필요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매성고등학교는 논란 끝에 결국 공립고로 설립한다는 계획에 따라 절차를 밟고 있다.

사실 도교육청의 이와 같은 무대책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또한 전남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만도 아니다. 교육감에게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는 지방교육자치제의 한계이기도 하다.

해결방안

혁신도시 조성으로 나주시는 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교육문제를 안고 있는 도시가 됐다.

우선 혁신도시에 교육열과 기대수준이 원도심 학부모들에 비해 훨씬 높은 수도권 출신의 학부모들이 이주해옴에 따라 교육열과 기대수준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면지역과 나주시내권은 학생 수 감소와 학교의 과소화 등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혁신도시에서는 과밀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고 혁신도시의 만족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지난 연말 광주전남연구원이 혁신도시 주민 1,113명을 대상으로 한 정주여건 만족도 조사에서 58.4%가 교육여건에 대해 불만(불만족 37%, 매우불만족 21.4%)을 표시했다.


물론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1년 후에 있을 교육감 선거와 지방선거를 잘 활용해야 한다. 혁신도시와 나주시의 교육현안을 이슈화하고 후보들에게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나주교육의 당면 과제들은 교육청과 나주시가 업무 범위와 한계를 뛰어넘은 교육협치를 통해 풀어나가야 하므로 내년을 그 원년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자치분권 균형발전 선포식’에서 “유아, 초중등교육을 지역교육청과 학교에 완전히 위임”할 것을 골자로 하는 교육분권을 약속한 바 있다.

이 공약을 반드시 실현시켜 지방교육자치의 시행단위가 광역 시·도에서 시·군 단위로 세분화 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교육행정의 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구가 보다 쉽게 전달되고 교육여건 개선도 쉬워질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풀뿌리 시민교육운동의 활성화다. 정부의 교육정책이 전환된다고 해서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이 저절로 해결되거나, 교사운동이나 학부모운동 또는 운영위원회 활동만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원도심과 혁신도시 학부모들의 소통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풀뿌리 시민교육운동이 활성화되어 교육청은 물론 나주시와 명실상부한 협치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

다소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교육이 살아야 나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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