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임준선
5일장은 조선시대에 처음으로 시작하여 15세기 말 남부지방에서 개설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그 수가 급격히 증가해 17세기 후반에 거의 자리를 잡았고 지금까지 그 유래가 이어지고 있다.

운송 수단이 덜 발달 됐던 그 당시에는 행상인 보부상까지 의존해 상품 유통이 이뤄졌기 때문에 그들의 이동 시간을 고려해 5일장이 생겨난 것으로 추측을 한다.

5일장은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가장 잘 표출하고 있는 서민 생활문화의 집산지이다.

5일장을 찾아가면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 늙수그레한 어르신들이 보따리마다 펼쳐놓고 파는 각종 곡물이며 산나물이 있고, 무공해 채소가 자리를 하고 있으며 드들강 자연산 민물고기도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런가 하면 오리나 닭, 강아지나 염소, 심지어는 별별 동물들이 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거기다가 지금은 찾아보기가 힘들지만 뱀장어, 신발을 깁는 사람, 강냉이를 튀기는 사람, 대장간까지 5일장은 모든 종류의 직업을 망라해서 찾아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각종 의류는 물론이려니와 온갖 종류의 약품과 실생활에 필요한 기본제품, 또는 그릇과 직접가내 수공을 만들어 온 빗자루까지 하나하나 종목을 열거하자면 수천 종이 넘는 종류의 물건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팔려가기를 원한다.

왁자지껄하고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면서 한바퀴 돌다가 보면 허기도지고 목도 컬컬해진다.

그러면 파전이며 각종 해장국에 국수며, 김이 무럭무럭 나는 찐빵이며, 팥죽, 등 직접 만든 만두까지 필요한 것은 다 있다.

날이 더우면 시원한 음료는 물론 텁텁한 막걸리 까지 갖추고 있으니 이러한 것을 어디 가서 다 찾아볼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5일장은 우리네 남평 삶의 모습을 다 모아놓은 대단위 직업전시관의 역할을 한다.

시골의 작은 마을을 가면 남평에 5일장이 서는 날이면 마을이 텅 비어 버린다고 한다. 그 만큼 5일시장은 사람들이 살면서 필요한 것을 충당하는 장소로 애용되어 왔다.

그러한 5일장에는 많은 삶의 이야기가 있다.

5일장의 선술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사돈을 맺는 사람들이며, 사돈끼리 만나 반가운김에 서로 한잔씩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그만 소를 바꿔타는 바람에 서로 사돈집으로 갔다는 그런 옛 이야기는 우리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그래도 5일장은 모든 사람들의 교류의 장소로 이용되어진다.
이 곳에 가면 온갖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된다.

그래서 이웃의 대소경사나 집안의 모든 이야기가 5일장을 통해서 남평의 역사가 이루어진다.

우리는 흔히 5일장하면 어느 시골 촌에 자리 잡고 있는 단순한 장이라고 생각한다.

싸꾸려 물건에다 장돌뱅이들이 짊어지고 온 물건을 펼쳐놓고 판다거나 약장사에 각종 장을 돌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잡다한 장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5일장의 기능은 그런 것만이 아니다. 적어도 5일장은 보부상들이나 대상들에 의해서 지역간의 문물이 교류되고 그 곳에서 대단위 거래가 형성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5일장의 문물 교류는 금산의 인삼장이나 강화의 화문석, 풍기의 인삼 등 지역의 특징적인 상품이 이 5일장을 통해 전국에서 몰려 온 대상들에게 매매가 되고 그것이 다시 소규모 점포까지 퍼져나가는 상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양촌의 대추, 대구의 약초, 성주의 참외, 드들강까마치, 신촌 참외, 등 그 지역의 특산물들이 제철을 만나면 5일장의 주 거래 물품으로 나타내면서 5일장의 매매를 주도하는 것도 5일장만이 갖는 특징이다.

충남 금산 인삼장이 경우 한 장에 성수기에는 수십억원의 매매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이렇듯 5일장은 단순한 촌락의 장이 아니라 그 지역의 대표적인 문물을 매매함에 있어 가장 큰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문물교류의 집합장소라는 점이다.

지금도 5일장에는 이러한 대단위 거래가 형성되고 있는 장이 상당수가 있어 아직도 5일장은우리 상품 거래의 교류 처로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러한 5일장이 그 기능을 대형 슈퍼마켓이나, 농협 마트 등에 밀려 점차 그 기능이 쇠퇴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정취가 있고 그 지역의 정서를 알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5일장은 장려하고 하나의 특정적인 문화성을 고려해 키워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 남평5일장은 ,왠, “촛-불”장이 되어버렸나, 걱정이 된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작금의 5일장을 되살리는 운동이 남평주민들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으며 5일장을 관광상품화 하여 활성화를 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남평5일장의 부흥을 꾀할 수 있을 것도 같다는 확신을 시장님과 축협조합장님에게 기대감을 가져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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