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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린내 나는 나무에 핀 깨끗한 사랑…누리장나무(臭梧桐)
학명: Clerodendrum trichotomum Thunb. &쌍떡잎식물강 통화식물목 마편초과 누리장나무속의 낙엽활엽관목
2017년 09월 04일 (월) 09:07:16 김진수 회장 전남들꽃연구회

   
▲김진수 회장/ 전남들꽃연구회
누리장나무의 속명 ‘클레로덴드룬(Clerodendrum)’은 ‘클레로스(kleros, 운명)’와 ‘덴드론(dendron, 수목)’이 합성된 희랍어로 ‘운명의 나무’라는 뜻이 담겨있다.


스웨덴의 식물학자 툰베르크(Thunberg,1743~1828)는 셀론섬에서 자라는 이 식물이 고대에 행운의 나무(arbor fortunata)와 불운의 나무(arbor infortunata)라 부른 데서 유래된다고 하였다.


종소명 ‘트리초토뭄(trichotomum)’은 ‘세 갈래 길’을 뜻하는데 이것은 가지를 셋으로 뻗는 이 식물의 특성을 담은 것. ‘누린내 나는 나무’라는 뜻의 누리장나무는 짐승의 고기에서 나는 역한 냄새에 비유한 일본명 쿠사기(クサギ, 臭木)에서 유래한다.


누릿한 장 냄새가 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구려서 구리때나무라고도 한다는데 또 개똥나무, 개나무라 부르기도 하였다. 오동나무를 닮은 예덕나무의 한자 이름을 야동(野桐), 야오동(野梧桐)이라 하듯 독특한 냄새를 가진 누리장나무 역시 취동(臭桐), 취오동(臭梧桐)이라 하고 지방에 따라 이아리나무(황해남북도), 피나무(전라도), 누리개나무(경상도)라고도 불렀다.


누린내는 잎 뒷면에 나 있는 여러 개의 샘털(腺毛)에서 나오는 분비물에 의한 것으로 해충이나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수단이다.
   


누리장나무는 기부에서 여러 갈래의 줄기가 올라와 2~4 미터로 자라며 8월에 엷은 홍색의 꽃을 취산화서로 피운다. 꽃부리는 5개로 갈라지며 암수한그루이다.


처음 꽃이 필 때는 수꽃시기로 4개의 수술을 길게 화관 밖으로 내밀어 나비를 부르고 하루 이틀이 지나 수술이 둥글게 말리면 다음은 아래로 쳐져 있던 암술을 내밀어 다른 나무의 꽃가루받이를 하는 암꽃시기가 되어 자가수분을 피한다.


비교적 개화기간이 길어서 가까이 다가가 놀만 하고 무심히 지는 낙화의 풍경은 꽤 낭만적이다. 꽃이 지고 나면 돋보이는 불가사리 모양의 빨간 열매받침 위로 동그란 열매가 나출되는데 보석을 박아놓은 듯 광채가 난다.


진주알 같은 밝은 미색에서 시작하여 옥구슬로 물들다가 절정의 검푸른 청람색으로 마무리한다. 마치 귀여운 목도리방귀버섯 같고 또 여인의 가슴에 곱게 핀 브로치 느낌이다.


푸나무마다 제 자랑이 달라서 예쁨을 반드시 꽃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하는 듯하다.


   
옛 사람들은 누리장나무의 덜 익은 열매로 옥색 물감을 만들었으며 성숙한 열매는 쪽빛염료로 썼다.
보통 바닷가, 산록, 계곡, 전석지, 바위 부근에서 잘 자라는데, 음· 양지에 적응성이 우수한 중용수(中庸樹)로서 맹아력이 매우 좋고 내한성과 내공해성, 내염성도 강하다.


세계적으로 약 100여 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누리장나무(C. trichotomum) 1종이 황해도 이남에서 자란다. 동속 식물로 잎 뒷면에 갈색 털이 밀생하는 털누리장나무와 심장저로 잎 끝이 뾰족한 거문누리장나무 그리고 당오동이 있다.


산문집 『자연에서 읽다(낮은산)』를 낸 김혜형 님은 누리장나무가 두더지를 쫓을 수 있는 ‘예로부터 전해지는 비방’이라 소개해주었다. 가지를 꺾어 두더지의 구멍마다 쑤셔 넣어주면 두더지를 해치지 않고도 멀리 쫓아낼 수 있다 한다.


눈이 어둡고 후각이 발달한 두더지는 또 늘 다니던 길로만 다니는 습성이 있어서 고약한 냄새를 매일 맡으면서까지 그 길을 고집하지는 않을 듯싶다. 누리장나무의 어린가지와 잎을 취오동(臭梧桐, 생약명)이라 하여 약용한다. 개화 전 또는 개화 후에 꽃줄기와 잎을 따서 볕에 말린다.


성질은 평하거나 차고 맛은 쓰면서 달다. 가벼운 진정· 진통작용이 있으며 주로 거풍습(祛風濕), 강혈압(降血壓), 류머티즘 관절통 등에 사용한다.


누리장나무의 꽃말을 ‘깨끗한 사랑’이라 한다.
누린내 나는 나무 어디로 이런 해맑은 꽃말이 들어왔을까?


누린내 속에 담긴 생그러운 항산화작용의 약리 때문일까 아니면 개화기를 찾아 수 없이 날아드는 선녀벌, 박각시, 긴꼬리제비나비, 산호랑나비들이 벌이는 격조 높은 무도회 덕분이었을까.


꽃술 위를 진득하게 앉아 채밀하지 않고 분분히 날며 밀고 당기는 가벼운 입맞춤의 시각효과 쪽이었을까. 그도 아니면 공격적인 냄새로 해충을 쫓아 스스로를 깨끗하게 가다듬는 천연방충제다운 감각을 틈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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