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건립운동본부, 외형·작품성 논란 불구 존치하기로&공공시설물 지정·관리책임 놓고 시민사회 논란 불씨 남아

▲광주학생독립운동발상지인 나주 구역전 앞에 설치된 나주 소녀상.
지난해 11월 27일 제막식 이후 외형과 작품성을 놓고 시민사회에 논란이 돼 온 나주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나주평화의소녀상건립운동본부(상임대표 김제평, 나주사랑시민회 이사장, 이하 운동본부)가 그대로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운동본부는 지난 17일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에서 소녀상 존치논란에 대한 2차 간담회를 갖고 시민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수정보수 제작 및 장소 변경 등의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었다.

김제평 상임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90개 단체 및 회원과 40명의 개인명의의 후원으로 소녀상을 건립하였으나 제막 이후 뜻하지 않은 논란이 발생하였고, 이에 대해 건립운동본부가 책임있는 입장표명이 늦은 점과 건립운동본부 활동 전반에 대한 보고가 늦어진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후 참석자들의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한국콘텐츠진흥원노조 김형민 지부장은 “아무리 박색이라도 서로 부대끼고 살다보면 정이 든다”면서 “소녀상의 보여지는 외형 보다는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소녀상을 건립했다는 데 의미를 두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운동본부의 역할은 건립 추진에서 제막, 그리고 활동상을 담은 백서를 발간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고 이후의 논란에 대해서는 또 다른 시민사회의 몫으로 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쓰리엠노조 박근서 나주지부장도 “소녀상의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작가의 몫으로 돌리고 백서 발간을 통해 건립기금모금에 참여한 단체 구성원들과 시민들의 숭고한 뜻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장행준 나주시의회 부의장은 “피카소의 작품도 당대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면서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철학은 평가하기 어려운 만큼 ‘소녀상이 안 이쁘다’는 시민사회의 평가에 대해서는 작가의 몫으로 돌리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자리를 같이한 임정임 작가의 남편 김경학 씨는 “시민들이 작품에 대해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으나 작가의 창작영역까지 침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작품을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결정에 따르겠지만 다시 제작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소녀상이 공공미술작품으로서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다양한 시각과 입장차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운동본부에서는 소녀상이 교육의 현장 등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후속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백서발간, 보안시설 설치, 나눔의 집 후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역할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운동본부측의 이같은 결론에도 불구하고 시민 일각에서도 여전히 ‘비호감 소녀상’에 대한 반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나주시가 소녀상을 공공시설물로 지정해 관리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6월 추진위원회 결성을 위한 대표자회의를 시작으로 운동본부가 결성돼 성금모금활동을 벌인 결과 전체 97개 단체와 40명의 시민이 모금활동에 참여해 총 모금액은 6천12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소녀상 제작비 2천500만원, 평화비 제작비 1천100만원, 현장공사비 250만원, 제막식 390만원 등 4천760만원이 사용됐다.

운동본부측은 남은 1천300만원의 기금은 소녀상 주변 CCTV 설치와 백서 발간, 홍보용 전단지 제작 등의 비용으로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나눔의 집과 정대협에 후원한다는 계획이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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