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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놓고 샅바싸움 하는 옹졸한 후손이 되어서야
2017년 09월 29일 (금) 11:57:18 김양순 기자 jn-times@hanmail.net

   
▲김양순 편집국장
마한축제는 영암군에서 먼저 시작됐다.


영암군이 2015년 3월 시종면 마한문화공원일대에서 축제예산도 없는 상황에서 서둘러 마한축제를 개최한 것. 하지만 같은 해 10월 나주시가 ‘마한문화축제’라는 이름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샅바싸움이 시작됐다.


당시 나주시는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가 없는 상황에서 국립박물관이 들어선 것을 계기로 마한문화를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형 축제로 키우고자 했다.


여기에 영산강 둔치의 억새를 소재로 한 힐링축제, 황포돛배축제 등도 동시에 개최해 부여 백제문화단지처럼 영산강 고대역사문화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미 영암군에서 마한축제를 개최하고 나선 마당에 뒤따라 하는 명분이 궁색했다. 나주시는 영암군에 마한문화축제 계획을 알리면서 공동개최할 것인지, 영암과 나주가 격년제로 개최할 것인지, 단독으로 개최할 것인지를 알려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영암군에서 이렇다 저렇다 입장표명이 없이 넉 달을 끌다 7월 유인학 전 국회의원, 김한남 영암문화원장과 시종면 주민 등 10여명이 문화원장실에 모여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격년제로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아 나주시에 전달했다.


당시 나주시에서 마한문화축제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시종면민들은 “영암군에서 먼저 개최한 마한축제를 나주시가 가로챘다”며 분개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언론에서는 나주시와 영암군이 마한축제를 격년제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과 함께 두 지역에 분포된 고분군 등 마한 유적을 활용한 축제를 통해 나주와 영암이 고대 마한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격년제로 서로 축제를 개최한 뒤 노하우가 쌓이면 함께 국가적 축제로 도약시키자던 의견은 도중에 흐지부지되었고, 마한문화가 향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의 교류도 적극 펼치자던 약속도 백지화 된 상태에서 지난해 가을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축제가 동시에 열린 것이다.


영암군이 10월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나주시는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각각 두 번째 마한축제를 연 것이다.


첫 해는 영암이 3월에, 나주가 10월에 축제를 각각 개최한 바 있지만 지난해부터는 같은 성격의 축제를 두 곳에서 같은 달에 열리게 되는 이상한 모양새가 됐다.


축제의 내용과 프로그램도 별반 다르지 않다. 관람객 수를 늘리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으로 학생들을 체험학습 명분으로 대거 끌어들이고, 연예인들을 불러서 객석을 채우고, 마한이라는 이름으로 씨름대회와 시대불명의 춤판을 벌인 것이 고작이다.


잘 알다시피, 나주 반남면과 영암 시종면은 행정구역상 경계지역이지만 지척에 있을 만큼 가까운 이웃이다. 또 양 지역에는 모두 고분군이 산재해 있는데다 옹관묘와 금동관 등이 출토될 만큼 마한문화가 꽃 피웠던 중심지이다.


그런데 한 테마로 지척의 장소에서 별반 다르지 않는 내용으로 3년째 열리는 축제는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사례에 속할 뿐만 아니라 ‘동네축제’의 전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마한이라는 역사를 두고 경쟁을 하고 있는 나주시와 영암군을 보며 ‘와각지쟁(蝸角之爭)’이라는 고사를 떠올린다.


달팽이 머리 위의 촉수, 두 개의 촉수끼리 서로 싸운다면 누가 보더라도 하찮게 보일 것이다. 지역적인 이해득실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면 이것은 와각지쟁의 차원을 넘어서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이전에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당나라 시인인 백낙천(白樂天)은 ‘대주(對酒)’라는 시에서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일로 다투는가? 부싯돌 번쩍이는 사이에 붙어있는 두 몸이거늘...’이라고 탄식했다.

마한의 거대한 역사를 오늘의 후손들이 드높여보자고 시작한 마한축제를 놓고 나주시와 영암군이 서로 주도권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될 일이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축제 공화국’이라고 하지만 이건 아무래도 조롱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속히 통합개최를 통해 양 지역이 윈-윈 하는 지혜를 찾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두 행사 모두 동네축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 속에 두 행사를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충남도가 부여, 공주와 함께 주최하는 ‘백제문화제’처럼 마한축제 역시 전남도가 주관하고 영암군과 나주시 일원에서 공동으로 개최한다면 훨씬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김해의 가야문화축제는 어떤가?


서기 42년 김수로왕이 건국한 가야국의 문화를 되새기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62년 개최했던 ‘가락문화제(駕洛文化祭)’로 첫발을 내딛었던 행사는 2005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적으로 추진했던 ‘가야세계문화축전’을 통합해 2007년부터 ‘가야문화축제’로 진행하고 있다.


얼마전 전남도의회에서 나주시와 영암군의 마한축제를 통합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전라남도문화관광재단이 전남문화재연구소를 중심으로 TF팀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나주시와 영암군이 서로 세 번째 축제를 치렀던 노하우와 시행착오를 잘 살펴 이를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마한문화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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