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나해철
염소를 머리에 이고
기울어져 걸어오는 여가자 있다
달포 만이다
지난 보름에는
하얀 달항아리 지고 왔다
강가에 오래된 배 있어
누군가 닻을 흔들고
여자는 달항이라 속에 염소를
풀어놓는다
강둑은 이미 붉어져 있고
언제 푸른 풀밭에 나갔는가
누군가 달항아리 가슴에 달고
뒤뚱뒤뜽
염소 뒤따라온다
강둥을 바라보는 배는
귀 다 허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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