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2300억원 투자 첨단소재연구개발센터, 가소제공장 신축키로&나주시 “시일 두고 종합적 검토”, 시민사회 “철수해야할 판에 늘리다니”

“나주도심 한 가운데 밤낮으로 흰 연기를 내뿜는 화학공장이 들어서 있는 것도 불편한데 증설이라니요? 이젠 철수절차를 밟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나주공장 매출액이 연간 6천200억원이고, 2022년에는 1조원대로 늘어납니다. 공장 하나라도 더 유치하고 일자리도 늘려야지요.”

최근 나주시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LG화학 나주공장(공장장 송희윤) 증설문제를 두고 지역사회가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최근 LG화학은 2022년까지 나주공장에 총 2천300억원을 투자해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하고, ‘친환경 가소제’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2018년 말까지 약 2만3천㎡(7천평)규모로 건립 예정인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에서는 석유화학제품의 주요 기초원료에서부터 무기소재 및 미래 유망소재 분야의 원료가 되는 신물질을 집중적으로 개발한다는 것.

이와 더불어 친환경 가소제공장도 16만 톤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나주공장의 친환경 가소제 생산능력은 30만톤 규모로 약 2배 늘어난다.

LG화학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현재 6천200억 규모인 나주공장의 매출을 2022년 1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며, 신규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나주시민들 입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시민 차 아무 씨(58,여,성북동)는 “지금 LG화학공장이 들어서기 전 한국종합화학이 들어설 때만 해도 지역에 공장 하나 있는 것이 지역발전의 큰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져서 주민들의 삶의 질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지금 있는 공장도 철수를 해야 할 판에 증설을 한다는 것은 나주시민을 볼모로 기업이윤만을 챙기자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는 지역발전과 일자리창출을 위해 공장증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민 임 아무 씨(63, 송월동)는 “지금까지 LG공장에서 밥 먹고 산 사람이 수백 명이고, 30년 넘도록 큰 사고 한 번 없이 운영돼 왔는데 본사 차원에서 투자를 더 늘린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공장측은 지난달 29일 지역언론인들을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송희윤 공장장은 “LG나주공장은 시민들의 생활권에서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 보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방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 공장장은 “저도 역시 직원들 가족과 함께 공장 내 사택에 거주하며 시민들과 생활권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공장의 안전에 대한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나주시는 지난 12일 LG화학공장 증설에 대한 사전재해영향성 검토심의회를 개최했다.

안전총괄과가 주관한 이날 회의에서는 하천법에 따라 10년마다 하천기본계획을 변경 보완해야 하는 공장 주변 하천의 홍수빈도(30~50년)를 강화하는 안이 제시됐으며, 향후 나주시가 영산강 배수펌프장을 삼도지구까지 확장할 예정인 가운데 공장에서 삼도못까지 500m 구간에 대해서는 LG공장측이 직접 개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LG공장 관계자는 “회사측과 상의해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

하지만 해당 부서 관계자는 이날 회의 내용과 회의참석자 등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피하며 “일자리정책실이 총대를 매고 있다”는 말로 전형적인 핑퐁행정의 구태를 보여주고 있는 상태.

일자리정책실 관계자는 “공장 증설 허가여부는 환경, 건축, 시민여론 등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허가 승인시한이 내년 3월로 잡혀있지만 전문가들의 진단과 시민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시민들의 의혹이 완전 해소되고 나주의 미래적 가치를 판단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시민 일각에서는 이번 LG화학 공장 증설과 관련해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현재 공장에사 사용하고 있는 화학원료의 성분과 앞으로 도입하게 될 친환경가소제 원료 등의 성분을 공시해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아울러 LG화학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현재의 화학공장 기능을 여수산단으로 통폐합해 옮기고, 현 공장부지를 한전에 매각해 한전공과대학 본교 부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있게 제시되고 있다. /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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