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인 일요일 오후
어머니 그림자 살포시 앉은
고향집 툇마루
마늘 캔 자리에
때늦은 기다림만
몸부림치며 뒤척인다

타는 긴 가뭄
겨우 싹을 내밀더니
장맛비 사랑받아
지난 밤새
옹골지게 튼실해지고

줄줄이 달린
하얀 침깨꽃망울
곧 피어날듯
빨간 접시꽃
눈부신 햇살 받아
환한 미소 짓네

풋사과엔
노모의 소망이
빨갛게 채워지고
분홍빛 채송화에
찾아온 노랑나비
흥겹게 춤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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