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씻김공연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소녀들이 있습니다.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낯선 땅에 끌려가 온갖 폭행과 고문과 치욕과 수치를 당했습니다.

잔혹한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다시는 이 땅의 딸들이 수치와 오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역사를 엄중하게 가로지르는 사실을 바로 알고 뼈에 새겨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시 읽는 나주를 만들어 가는 시낭송모임 ‘비단송(회장 한현옥)’이 일본 종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절절한 증언을 엮어 지난달 28일 금성관 동익헌에서 시낭송공연을 가졌다.

이번 공연은 나주시가 공모한 시민문화공동체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전숙 시인의 가사시 ‘꽃잎의 흉터’ 12편과 김석윤 시인의 ‘수요일의 노래’ 등 총 14편을 연대시로 낭송했다.

이날 공연에 앞서 27일에는 나주문인협회(회장 김승환)가 주관한 백호시낭송공연에서 한 차례 낭송한 데 이어 11월 4일에는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에서 열리는 나주학생독립문화제 무대에서 식전공연으로 공연한다.

공연을 준비한 한현옥 회장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버거운 일본군의 잔혹상과 위안부 소녀들의 처절한 외침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두 번 다시 우리 역사에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일본군의 만행이 후세에 잊혀져서는 안 된다는 다짐으로 공연에 임했다”고 전했다.

‘꽃잎의 흉터’를 지은 전숙 시인도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일부에서는 내용이 너무 잔혹한 것 아니냐, 청소년들을 위해서 수위를 좀 낮췄으면 좋겠다는 요구도 있었지만, 그 당시 그 어린 소녀들이 직접 당했을 고통을 생각한다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로 일축하기도.

비단송 회원들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일본군 종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외침을 세상에 알릴 계기가 마련된다면 적극 참여하겠다는 다짐을 밝히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통기타 가수 이병섭 씨와 오윤아, 김윤순 씨의 살풀이춤 공연이 곁들여져 더욱 의미를 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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