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시민공청회 “도심 한복판 화학공장 시대역행, 철수해야”&“지역경제의 버팀목, 막연한 효과로 경제효과 저버릴 수 없어”

“과거에는 엘지화학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지역발전의 신호등이었지만 지금은 주민건강과 환경이 더 중요합니다. 공장 증설이 아니라 철수절차를 밟는 게 타당합니다.”

“이제 막 나주경제가 날갯짓을 하려고 하는 판국에 기업유치와 일자리창출을 위해 공장증설은 이뤄져야 합니다. 막연한 불안감만 갖고 기업의 확장을 반대한다면 우리 스스로 발전의 기회를 차버리는 것입니다.”

지난 11일 나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LG화학 나주공장 증설과 관련한 시민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의 찬반의견이 팽팽했다.

이날 설명회는 오랜 기간 제기돼왔던 화학공장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과 궁금증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됐으나 환경과 안전,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효과를 두고 열띤 공방전이 펼쳐졌다.

(주)LG화학 나주공장은 2022년까지 총 2천300억원을 투자해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하고, ‘친환경 가소제’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2018년 말까지 약 2만3천㎡(7천평)규모로 건립 예정인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에서는 석유화학제품의 주요 기초원료에서부터 무기소재 및 미래 유망소재 분야의 원료가 되는 신물질을 집중적으로 개발한다는 것.

이와 더불어 친환경 가소제공장도 16만 톤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나주공장의 친환경 가소제 생산능력은 30만톤 규모로 약 2배 늘어난다.

LG화학측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현재 6천200억 규모인 나주공장의 매출을 2022년 1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며, 신규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참석자들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빛가람동 주민 오 아무 씨는 “지금 LG화학공장이 들어서기 전 한국종합화학이 들어설 때만 해도 지역에 공장 하나 있는 것이 지역발전의 큰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져서 주민들의 삶의 질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주변에 학교가 밀집돼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공장증설을 위해 녹지지대를 밀어버리고 공장을 증설하는 것은 나주시민을 볼모로 기업이윤만을 챙기자는 것”이라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는 지역발전과 일자리창출을 위해 공장증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민 김 아무 씨는 “지금까지 LG공장에서 밥 먹고 산 사람이 수백 명이고, 30년 넘도록 큰 사고 한 번 없이 운영돼 왔는데 본사 차원에서 투자를 더 늘린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송희윤 공장장은 “LG나주공장은 시민들의 생활권에서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 보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방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직원들도 가족과 함께 공장 내 사택에 거주하며 시민들과 생활권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공장의 안전에 대한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주시 일자리정책실 이재승 실장은 “공장 증설과 관련 반드시 보완되어야 할 점이나, 유해물질 발생 등 예상되는 문제점, 주민 건의사항 등을 이번 설명회를 통해 적극 수렴할 계획이며, 이와 관련된 개선 계획서 등을 공장 측으로부터 완벽히 제출받은 후, 후속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참석자들은 이번 LG화학 공장 증설과 관련해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현재 공장에사 사용하고 있는 화학원료의 성분과 앞으로 도입하게 될 친환경가소제 원료 등의 성분을 공시해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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