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몸이 나른하고 졸음이 쏟아지며 입맛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신체는 동면기에서 활동기로 들어서면서 다량의 비타민과 무기질이 필요한데 이 영양소가 부족하면 나른함, 춘곤증 등의 반작용이 나타납니다. 봄나물과 봄채소는 생리적으로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지요. 또한 봄나물과 봄채소는 쓴맛, 신맛 등으로 겨우내 무뎌진 미각을 자극해 입맛을 돋우는 봄의 보약이라 할 수 있어요.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입춘오신반(立春五辛槃)이라 하여 봄에 움파, 산갓, 당귀 싹, 미나리 싹, 무 등의 매운맛 채소들을 새콤하게 무쳐 먹어 오장육부에 영양과 비타민, 무기질을 공급했답니다. 봄에 돋아나는 나물을 먹으며 건강을 챙겼던 것이지요.”

부인병에 효과가 있는 쑥
쑥은 소화 흡수를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여자들에게 매우 좋은 식품. 하루 80g만으로도 일일 권장량의 무기질과 비타민을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 봄볕이 강해지는 3월 말경의 쑥은 쓴맛과 향이 강해 아욱처럼 주물러 씻어 쑥물을 뺀 후 국을 끓이는데 콩가루를 넣으면 쓴맛이 돌지 않고 구수하게 먹을 수 있다.

피를 맑게 하는 돌나물
돌나물은 돈나물이라도 하는 봄채소로 자생력이 좋아 마당이나 화단 어디에서든 잘 자란다. 돌나물은 칼슘과 인 그리고 비타민 C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 몸을 활성화시켜주는 데 적합하다. 특히 칼슘이 풍부해 간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피를 맑게 하는 작용이 탁월하다. 톡톡 터지는 새콤한 잎의 맛이 좋아 샐러드 재료로도 자주 사용되는데 늦은 봄, 살이 통통하게 오른 돌나물은 물김치 재료로도 쓰인다.

호흡기에 좋은 취나물
성질이 따뜻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근육이나 관절이 아플 때 먹으면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 가래가 심하고 숨이 차는 감기도 도움이 된다. 이른 봄에 너무 질기지 않고 녹색이 선명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알칼리성으로 산성인 쌀밥의 소화에 도움을 준다. 질긴 줄기는 잘라내고 가닥을 나눠 정리하고, 여린 취는 살짝 데쳐 나물로 무치고 질긴 취는 볶거나 국을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자양·강장에 좋은 원추리
원추리에는 비타민 A, B, C를 비롯해 포도당과 지방, 무기질, 아스파라긴산 등의 무기질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자양 강장과 피로 회복에 좋다. 꽃대가 올라오면 독성이 있어 먹지 않는다. 원추리는 이른 봄의 연한 순을 먹는데 잎이 겹쳐 포기를 이루며 자라므로 잎 사이사이를 깨끗하게 씻어내야 흙이나 먼지가 씹히지 않는다.

신장에 좋은 두릅
신장이 약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부종이 심하거나 소변을 자주 보고 잔뇨감이 심한 사람이 오래 먹으면 치료 효과가 있다. 향이 좋고 통통하고 진한 연둣빛의 두릅이 맛이 좋고 부드럽다. 두릅적을 부치거나 데쳐서 회로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는다. 겉잎을 손질한 후 밑동에 십자 부분으로 칼집을 넣고 끓는 물에 데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손질법인데 튀김옷을 입혀 튀기거나 전을 부치기도 한다.

해독에 좋은 세발나물
해풍을 맞고 서남 해안지방에서 자라는 ‘갯나물’이라고도 불리는 나물로 섬유질과 엽록소가 풍부해 변비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해변에서 자라 칼슘과 칼륨 등의 천연 미네랄 등이 풍부하다. 비타민 C, 엽록소, 섬유질이 풍부해 면역력을 키우고 해독 작용,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시든 잎과 줄기를 손질하고 가볍게 흔들어 씻어 끓는 물에 데치거나 볶아 먹는다.

중풍 예방에 탁월한 방풍나물
방풍나물은 ‘풍’을 방지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만큼 약효가 뛰어나고 특유의 향과 맛이 있어 근간에 새롭게 뜨고 있는 봄나물이다. 특히 코감기와 목감기의 치료에 도움을 주어 봄철 황사와 환절기 감기 대비용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너무 큰 것은 질겨 맛이 없으므로 작고 색이 진하지 않은 것을 골라 꼼꼼히 씻은 뒤 조리한다.

“봄나물은 대부분 데쳐 나물로 무쳐 먹거나 새콤달콤하게 숙회로 많이 먹어요. 또한 살짝 데쳐 밥 위에 올려 영양밥을 지어 먹거나 향이 좋은 것은 말려서 차를 끓여 먹어도 좋아요. 두릅이나 취는 빵이나 소시지, 달걀 등과도 잘 어울려 샐러드로 만들거나 팬케이크처럼 구워 브런치로 먹기도 하지요. 또한 봄나물은 식감이 부드러워 샐러드로 만들어 먹으면 특히 좋아요. 봄동이나 달래, 냉이, 부추, 참나물 등은 채소의 아삭함을 살려 샐러드로 만들고, 두릅이나 취나물, 씀바귀같이 쓴맛이나 특유의 향이 있는 채소는 살짝 데쳐 샐러드로 만들어보세요. 생채용 나물을 무칠 때는 일반적인 샐러드드레싱도 좋지만 액젓이나 새우젓 등을 사용해 겉절이처럼 무쳐 먹어도 맛있습니다. 향이 강해 거부감이 있는 봄나물은 발사믹식초나 마요네즈, 요구르트, 과일즙 등 나물의 강한 향을 중화시킬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드레싱을 만들어보세요. 봄나물의 향이나 쓴맛에 익숙하고 좋아한다면 올리브오일이나 소금, 식초만 약간 뿌려서 먹어도 좋은 샐러드드레싱이 되지요.”

[김영빈 요리 연구가의 봄나물 건강 레시피]

방풍나물전
기본 재료 방풍나물 200g, 소금·식용유 약간씩
부침옷 밀가루·물 1컵씩, 찹쌀가루 3큰술, 소금·흰 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방풍나물은 질긴 부분과 시든 부분을 다듬고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친다. 
2 분량의 부침옷 재료를 고루 섞어 냉장고에 넣어둔다. 
3 ②의 부침옷에 ①의 방풍나물을 담갔다 건져 기름 둘러 달군 팬에 올리고 앞뒤로 노릇하게 부친다.
* 나물은 데쳐서 사용해야 익는 시간을 줄여 전이 눅눅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취나물영양밥
기본 재료 쌀 2컵, 취나물 300g, 다시마물 2컵
취나물 양념 깨소금 1½큰술, 국간장·참기름 1큰술씩, 다진 마늘 2작은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쌀은 씻어 30분 정도 찬물에 담가 불린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취나물은 시든 잎과 질긴 줄기를 다듬고 씻어 끓는 물에 부드럽게 데쳐 찬물에 헹군다.
3 ②의 취나물 물기를 꼭 짜 분량의 취나물 양념에 조물조물 버무린다.
4 불린 쌀을 냄비에 담고 밥물을 부어 센 불로 끓인 뒤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여 밥물을 잦힌다.
5 밥물이 잦아들면 ③의 취나물을 올려 약불에서 10분 정도 뜸을 들인다.
* 취나물에 간을 해 밥을 지으면 밥에 간이 살짝 배어 더욱 맛이 좋다. 말린 취는 밥을 지을 때 처음부터 넣고 짓지만 봄철의 부드러운 생취는 데쳐서 뜸을 들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원추리오징어숙회
기본 재료 원추리 200g, 오징어 1마리
초고추장 양념 고추장·식초 2큰술씩, 설탕 1큰술, 고춧가루 1/2큰술, 다진 마늘·깨소금 2작은술씩, 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
1 원추리는 시든 부분을 다듬고 잎 사이사이의 흙을 씻어내고 물기를 빼둔다.
2 오징어는 내장을 제거하고 몸통에 잔 칼집을 넣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3 끓는 물에 원추리를 데치고 그 물에 다시 오징어를 데친다.
4 ③의 원추리는 꼭 짜서 데친 오징어와 함께 접시에 담고 분량의 재료로 만든 초고추장을 곁들여 낸다.

세발나물두부무침
기본 재료 세발나물 200g, 두부 1/3모
무침 양념 깨소금·참기름 1큰술씩, 다진 마늘 2작은술, 소금 1작은술, 국간장 약간, 소금물 적당량

만드는 법
1 세발나물은 시든 부분을 다듬어 깨끗이 씻은 후 팔팔 끓는 소금물에 재빨리 데쳐 찬물에 담가 식힌다.
2 두부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도마에 놓고 칼등으로 부드럽게 으깨어 물기를 꼭 짠다.
3 볼에 ②의 으깬 두부를 넣고 분량의 무침 양념을 넣어 고루 버무린다.
4 ③에 ①의 세발나물을 넣고 간이 배게 조물조물 무쳐 낸다.
* 두부에 간이 배게 한 뒤 나물을 넣어야 풋내가 나지 않고 간이 고르게 배어든다.

요리 및 도움말 김영빈(수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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