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김태근 나주지회장 이유 있는 퇴진‘눈길

나라와 민족을 위해 싸운 무공수훈자들이 나이 들어 몸이 아프고 살기가 팍팍하니까 행정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인데 푸대접만 받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보훈대상자들 처우개선을 해달라는 요구가 선거개입입니까? 그런 거라면 당장 회장 그만 둘랍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나주지회 김태근(72)지회장이 돌연 사임의사를 밝힌 뒤 자신의 명패를 들고 나주보훈회관 사무실을 나왔다.

호국보훈의 달을 앞두고 6.13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에게 국가유공자에 대한 처우개선을 공약으로 약속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보훈단체장의 선거개입행위가 될 수 있으니 자제를 당부하는 협조공문을 받고 결단을 내렸다는 것.

엄밀하게 따지면, 김 전 지회장을 특정해서 공문이 왔던 것은 아니고, 나주시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를 앞두고 관련 기관 및 단체에 일괄적으로 협조공문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전 지회장은 “무공수훈자들과 보훈가족들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어른들 대접할 줄 아는 시장을 뽑겠다는 소신으로 후보들에게 공약을 제시한 것인데 사방에서 압력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닌데다 같은 보훈단체 내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토로했다.

이후 김 전 지회장은 전남도지사 예비후보를 비롯해서 시장, 도의원, 시의원 예비후보들에게 방문 또는 서면을 통해 유전자변형식품(GMO) 대신 친환경 우리농축산물 공급운동을 펼칠 것, 농민들의 못자리 육묘대금 100% 지원, 65세 이상 특별건강수당 지원, 미화요원 건강수당 추가지원 등 다소 파격적인 사항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6.25와 월남전참전, 상이군경, 무공수훈자, 고엽제환자, 유족과 미망인, 5.18민주유공자, 국가유공자(보국) 등에게 매월 지원받을 수 있도록 특별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장애인, 출산장려금, 남북이산가족 상봉, 토양오염방지를 위한 폐비닐 수매대금 지원, 혁신도시 열병합발전소 LNG 100% 가동 등에 대한 의견도 함께 피력했다.

김 전 지회장은 1966년 해병청룡특공대 소속으로 월남전에 참전해 훈장을 받은 무공수훈자로, 무공수훈자회는 국가전시 및 위난사태 때 전공을 세워 포상을 받은 사람들의 모임이다.

특히, 1967년 2월 14~15일 이틀 동안 짜빈동(Tr?n Quang Th?nh)전투에서 적군을 물리치고 무기류 1천247정을 노획하는 등의 공을 세웠으나 당시 이같은 공적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훈장서훈에서 누락됐다며 지금이라도 바로 세워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아울러 무궁수훈자회 사무실 운영경비로 나주시가 지원하는 예산이 연간 1천100만원에 지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김 전 지회장.

“무공수훈자들이 농어촌(시내)버스를 타려고하면 승차거부에 불친절을 당하기 일쑤”라고 지적하면서 “나주시가 버스회사에 연간 백억 원대에 이르는 재정지원금을 주고 있는데 어른을 푸대접하는 버스는 지원금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근 전 지회장은 “비록 스스로 회장의 자리에서 물어났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희생을 해 온 6.25참전용사와 파월장병을 비롯한 재향군인, 이들의 유가족과 미망인회에게 충분한 보상과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지회장은 나주시의회 3선의원을 역임하였으며, 영산강물살리기운동본부 9개시.군 공동대표, (사)한국유기농업협회 광주전남지부장, 전남타임스 부설 한국농촌문제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건강한 먹거리 보급운동과 농촌 살리기 운동에 적극 나서는 등 농민의 대변자로서 활동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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