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 환자 가족들 “젖은 기저귀 안 갈아줘, 다른 요양원 입원하다 발견”&병원측 “좋은 기저귀라 하루 세 번 갈아줘도 충분, 욕창·골절은 몰랐다”

“부모님을 돈벌이수단으로만 생각하는 ㅈ요양병원을 고발합니다. 어떻게 병들고 연로하신 부모님을 이런 식으로 모신단 말입니까?”

지난 23일 밤 나주시홈페이지 주민불편신고에 올라 온 글, 주말과 휴일이 끼었던 탓에 이틀 뒤에 담당자가 지정이 됐다.

내용인즉, 올해로 99세가 되는 노모를 나주시 노안면 ㅈ요양병원에 입원치료중이던 가족이 병원측에서 용변을 본 기저귀를 그때그때 갈아주기 않는 것에 불만을 제기하며 다른 요양원으로 옮기던 중 뒤늦게 욕창과 골절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 이를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민원인에 따르면, “어머니가 기저귀에 대변을 본지 꽤 오래 된 것 같아서 간병인에게 갈아달라고 했더니 아침, 저녁, 낮 하루에 세 번 교체를 하는데 아직 교체할 시간이 아니니 기다리라고 했다”는 주장이다.

안 되겠다 싶어서 그날로 어머니를 다른 요양원으로 옮겨서 입원수속을 하던 중 어머니 오른쪽 어깻죽지에 손바닥만한 크기의 욕창이 생긴데다 팔이 아프다고 하여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골절이 돼 있더라는 것.

민원인은 “(ㅈ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더 병이 생기고 팔에 골절이 생겨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ㅈ요양병원 관계자를 찾아가 따졌더니 자기네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안하무인격이었다”고 밝혔다.

이 민원인은 지금까지 장남인 일흔세 살의 큰오빠가 어머니를 봉양해 오다 몇 해 전부터 오빠가 폐암으로 투병중이라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시게 됐고, 자신도 나이가 칠순에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고 밝히며 “나도 언젠가는 요양병원 신세를 질 날이 있을텐데 결국 이런 대접을 받으며 생을 마감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어 몹시 슬프고 분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민원인은 나주시에 현재 나주지역 요양병원들이 어떻게 환자들을 대하고 있는지, 인권실태와 위생상태를 파악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자가족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ㅈ요양병원측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병원 양 아무 행정부장은 기저귀 교환요구에 대해 “환자들에게 좋은 기저귀를 제공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소변을 눌 때마다 갈아주지 않아도 쾌적한 상태가 유지된다”면서 “민원을 제기한 환자의 경우 대변 기저귀를 교환해달라는 요청이 있자 바로 갈아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환자가 처음 입원해 올 당시 엉덩이 부분에 심각한 욕창이 있어서 치료는 했지만 어깨부분에 욕창이 생긴 사실은 몰랐고, 어깨에 골절이 생겼다고 하는 부분은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또 “환자의 욕창상태에 대해서는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하면 진료비를 지급해 줄 수는 있지만 환자가족들이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민원을 접수한 나주시보건소측 태도도 자칫 시빗거리가 될 우려가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담당직원이 휴가 중이라 ㅈ요양병원측에 전화로 확인한 결과, 병원이 제 때 조치를 안 한 잘못도 있지만 민원인도 자기 입장위주로 써 놓은 부분도 있다”면서 “휴가 중인 담당직원이 출근을 하면 병원에 나가서 환자의 위생상태와 처우에 대해서 현장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태도는 민원인이 제기한 문제의 핵심을 양쪽의 입장에서 공평하게 파악하려는 노력보다는 요양병원측 입장에서 면피용 구실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도가 엿보이기도 했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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