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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의원들은 봉팔이 엄마에게서 배우라
2018년 07월 10일 (화) 09:41:02 김양순 기자 jn-times@hanmail.net
   
▲김양순 편집국장

강아지 때 주인에게 버림 받은 경험이 있는 ‘봉팔이’는 밤이나 낮이나 새 주인 곁을 떠난 적이 없다.

영산포에서 식당을 하던 주인이 무슨 바람이 불었던지 나주 원도심으로 이사를 와서 새로 추어탕집을 개업할 때도 꼭 붙어 다녔다.

그렇게 꼬박 1년여 세월이 흘러 이제 주인은 주인 일 하고, 봉팔이는 봉팔이대로 시내골목을 싸돌아다닐 즈음 봉팔이가 국도 1호선 나주천주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나 교통사고를 당했다.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며 주인을 찾았을 때 주인은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봉팔이를 차에 태워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나주에서는 고칠 병원이 없어 광주의 큰 동물병원을 가야 했다. 수술비가 250만원이 든다고 했다. 그것도 하루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 막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식당집 주인에게 250만원의 여윳돈이 있을 리 만무하다. 부모친지들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이웃가겟집 주인에게 돈을 꾸려고 하니 “몇 십만 원이라면 해주겠지만 강아지 한 마리 살리자고 무슨 250만원이나 쓰느냐?”는 핀잔에 두 말 않고 돌아서나왔다고 했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생명체를 놓고 ‘개값’ 운운하는 것이 못내 서운하더란다.

어쩔 수 없이 봉팔이 아버지는 애지중지하던 난을 지인에게 내놓았다.지난 봄 전국 난 품평회에서 ‘1000만원을 호가하던 애장품’이었는데 긴급처분으로 250만원에 넘겨 그 돈으로 봉팔이의 수술을 할 수 있었다.

유기견을 데려다 자식처럼 기르던 한 평범한 소시민이 그 생명체가 고통 받고 있는 모습을 보다 못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은 것이다. 이 후덥지근한 장마철에 얼마나 가슴 따듯한 이야기인가.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나주의 또 다른 공간에서는 권력을 거머쥔 다수에 의해 소수가 처참하게 무너지는 잔혹동화가 펼쳐지고 있었다.

지난 7월 6일 나주시의회 본회의장, 6.13선거를 통해 제8대 의회를 구성하게 된 의원들이 의장단을 선출하기 위해 모였다. 전날 결론을 내리지 못해 두 번째 모인 자리였다.

전체 15명의 의원 중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2명이 의회가 열리기도 전에 밖에서 따로 모여서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3석의 주인을 결정해 놓고 의사봉만 두드리려고 벼르고 있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의사봉을 쥔 당사자는 무소속의 3선 의원이었다. 무소속 2명, 민중당 1명 등 비민주계 의원 3명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의장단 5석 중 1석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묵살 당했다.

심지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임시의장이 정회를 선포하자 자당 소속 다른 재선의원을 임시의장으로 내세워 막무가내로 투표를 강행했다. 의사국 직원들도 법적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였다.

결과는 뻔한 것이었다. 그렇게 나주시의회 8대 수뇌부가 꾸려졌다. 그들은 민주주의원칙에 따라 다수결로 결정을 했다고 강변하지만 결과를 뒤집어놓고 보면 그들 내부에서도 ‘아전인수’ ‘약육강식’의 결과였음이 드러난다.

시의원 선거구가 가선거구(남평·산포·다도·금천·노안), 나선거구(송월·금남·성북·다시·문평), 다선거구(봉황·세지·빛가람동), 라선거구(영산·영강·이창·왕곡·공산·동강·반남) 등 4개 선거구라면 상식적으로 지역안배는 이뤄졌어야 한다.

하지만 가선거구에서 의장(김선용, 노안)과 부의장(윤정은, 남평), 경제건설위원장(강영록, 산포)을 차지하고, 나선거구에서 의회운영위원장(허영우, 송월동), 총무위원장(김영덕, 성북동)을 차지했다.

다, 라선거구는 철저히 배제됐다. 그럼에도 그들은 표면적으로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당명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이같은 행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초리는 따갑기만 하다.

“지난번 총선처럼 민주당 박살나봐야 정신 차리지.”
“2년 뒤 총선에서 자한당꼴 안 난다고 누가 장담할까?”
“이런 사람이 빛가람동의 시의원인 것이 정말 부끄럽다. 여성공천을 받아 ‘묻지마 투표’로 당선된 주제에 의회에 들어간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주민들 엿 먹이는 행동을 하나.”

지방의회는 약육강식의 정글이 아니다. 다수파 의원들이 소수파 의원들과 서로 협의하고 상생을 모색하는 것이 의회운영의 묘수인 것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최한기(1803∼1877)가 이런 말을 남겼다.

“말(馬)을 길들이는 사람이 말의 성질에 따라 다루지 않으면 반드시 말에게 차이거나 물릴 염려가 있기 마련인데, 하물며 위정자가 인성(人性)을 해치고 인정(人情)을 위배하는 경우에 있어서야 말할 나위 있겠는가.”

나주시의회는 나주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적어도 나주시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이며 나주시와 시장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통하여 권력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있다.

그렇게 4년을 달려야 할 의원들이 신들메를 질끈 동여맬 생각은 하지 않고 스스로 주체할 수 없는 무게의 황금월계관부터 쓰고 있는 것처럼 행세하니 어찌 민심이 동요하지 않겠는가.

어렵게 자영업을 하며 살아가는 ‘봉팔이 엄마’도 목숨이 경각에 달린 ‘봉팔이’를 살리기 위해 그렇게 발을 동동 구르며 애달파 하는데, 당신들도 그런 심정으로 의정활동을 펼쳐주기를 바란다.

지금 나주 원도심이 처한 현실이 봉팔이고, 열병합발전소를 두고 투쟁하고 있는 혁신도시 시민들이 바로 봉팔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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