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날씨에 헉헉 거리는 선풍기 석대

나주시 “냉방전기료 지원 검토” 답변 불구 일주일째 감감무소식

▲ 한낮의 기온이 섭씨 36℃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나주터미널 승객대기실이 찜통더위를 방불케 하고 있어 승객들의 불평을 사고 있다

“나주터미널에 벽걸이 선풍기 3대가 전부인 걸 보고 요즘 나주시 행정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폭염 속에 선풍기는 연신 열기를 내뿜어 숨이 차 미칠 것 같고, 저녁에는 모기떼가 극성이라 시민들의 짜증스럽고 화난 표정이 눈에 선합니다.”

지난달 21일 나주시홈페이지에 올라 온 네티즌 박 아무 씨의 글이다.
박 씨는 “터미널은 나주 얼굴이고, 첫인상을 주는 관문이고, 사회적 약자가 이용한 곳인데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다면 대형 스탠드 선풍기라도 설치해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나주시는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물에 국민의 세금을 투입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밝히며, “다만, 나주와 영산포터미널에 우선적으로 냉방기 설치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전기료 등을 일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답변이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난 28일 현재까지도 나주터미널 승객들은 여전히 찜통더위 속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방학 중 보충수업을 마치고 귀가길에 오른 나주고 3학년 박 아무 양은 “더워요. 기다리는 동안 와이파이(무선데이터전송시스템)도 안 터지고 짜증나요”라며 연신 손부채를 부쳤다.

나주병원에 입원 중인 지인을 문병하고 돌아가는 길이라는 한 노신사는 “이래서 다들 차를 끌고 다니는 모양”이라며 “요즘 구멍가게를 가도 에어컨이 돼 있는데 20~30분씩 기다리는 대중교통 승객들을 위해 기본적으로 냉난방시설을 갖춰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무더운 날씨와 함께 승객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건 화장실, 공공화장실에 구비돼있어야 할 화장지는 고사하고 악취와 오물로 지저분한 화장실에 들어왔던 승객들은 코를 싸매고 달려 나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시민 윤 아무 씨는 “요즘은 관광버스를 이용한 관광객도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외지인이 나주를 방문할 때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터미널이 불결하면 아무리 다른 곳을 잘해 놓은들 이미지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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