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의 의원 중 3분의 2가 초선이고, 비교적 젊은 세대의 의원들이 새롭게 입성한 제8대 나주시의회에, 어느 때보다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첫 정례회가 9월 19일, 16일간의 회기를 마치고 폐회했다.

시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그동안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공론화위원회 설치 조례와 나주시 지방공무원 정원 및 행정기구 설치 조례 개정안(이하 조직 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에 통과된 나주시 조직개편안은 공무원 노조와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격렬한 반대에 직면해왔으나, 결국 무기명 투표 끝에 찬성 9명, 반대 6명으로 통과되었다.

뿐만 아니라 행정책임에 대한 면피용, 시기의 부적절성, 기존 조례와 중복 등 여러가지 문제로 논란이 되 왔던 공론화위원회 설치 조례안도 찬성 10명, 반대 4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되었다.

앞서 나주시 공무원 노조 및 일부 시민사회는 "나주시장이 문고리권력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조직개편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일인 릴레이 시위, 기자회견, 의회 의장단 면담 등을 통해 반대운동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이날 시의회는 무기명 비밀투표라는 제도 뒤에 몸을 숨기고 나주시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는 시민의 대표자인 의원이 시민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일과 다름이 없다. 자신의 소신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다면 무엇이 두려워 떳떳하게 소신을 밝히며 기명투표를 하지 못하는지 궁금하다.

제8대 나주시의회가 출발할 때, 절대 다수가 민주당 소속으로서 일당 독재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시민들은 한 가닥 기대를 놓지 않았다. 나주시의회가 대부분 초선으로 구성된 만큼, 기존 정치와는 다르게,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협치를 통한 아름다운 의회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서다.

하지만 나주시의회는 이해 당사자인 나주시 공무원 노조의 우려와 의견은 한 치도 받아들이지 않고 민주당 소속인 나주시장 손만 들어주었다. 다만, 이 사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명한 의원이 6명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일부 민주당 의원이 반대 대열에 동참한 것으로 보여, 의회가 단순히 거수기 역할에 머물지 않았다는 희망도 보았다.

이 안건에 대한 본회의 토론에서 한 의원은 일부 단체의 영향력, 즉 공무원 노조의 비판과 반대 활동에 대해 그것이 의회의 의결권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거기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과연 시의회 의원의 의결권은 신성불가침의 절대적 권력일까? 의회의 의결권은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제한된 권한에 불과하고, 그 의결권은 시민의 뜻에 따라 당당하고 떳떳하게 행사되어야 한다.

또한 시민은 자신이 위임한 권한이 대표자에 의해 어떻게 행사되고 있는지 알아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얼마 전, 모 정치인은 “개가 짖어도 열차는 간다”고 말하여 인구에 회자된 일이 있었다. 나주시의회가 다수당의 권력 놀음에 취해 소수의 의견을 묵살하고 다수의 고집대로 의회를 밀고 나가면서 “개가 짖어도 열차는 간다”고 자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아야할 때다.

또한 의회는 “혹시나”하고 기대했던 시민의 바램이, 이제는 “역시나” 하고 돌아서고 있지나 않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만일, 나주시의회가 앞으로도 이렇게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시민의 의견을 개가 짖는 소리 정도로 치부하고 달려 간다면, 머지않아 그 개가 의회를 무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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