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정못때문에 농작물 피해 본 위모씨, 어느 곳에 하소연 하나?? & 관리관할놓고 나주시와 한국농어촌공사 서로 떠넘기기

나주시 삼도동에서 다육을 재배하고 있는 위모(57)씨에게 재난이 닥친 것은 지난 6월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당시 독일과 한국이 조별 마지막 축구경기를 한 날이다.

이날 나주지역에는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졌다. 시우량 51㎜. 시우량은 1시간동안 내린 비의 양을 말한다.

갑작스럽게 내린 비는 나주지역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게 만들었다. 위씨의 다육농장 역시, 이날 내린 비로 3,000여만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고 있는 다육이 물에 잠기면서 모두 고사를 해버렸던 것이다. 위씨가 재배하고 있는 다육 비닐하우스는 지대가 높아서 어지간한 비에 쉽사리 잠길 위치가 아니다.

하지만 이날 모두 물에 잠겨버렸다.

그 원인은 위씨의 다육하우스로부터 900m거리에 위치해 있는 35,623㎡(1,0776여평) 넓이의 되정못(삼도리못)에 있었다.

폭우라도 쏟아지면 위씨의 다육농장을 비롯한 인근 고지대 빗물이 되정못을 통과하여 아래로 흘러가야 되는데 되정못 안에 잡초들이 가득자라 이 잡초들이 물 흐름을 막았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되정못을 통해 빠르게 물 빠짐을 못한 물이 역으로 고지대에 있는 위씨의 다육농장으로 들이 닥쳤던 것이다.

이것은 위씨의 다육농장 하우스에 설치된 CCTV가 그 당시의 상황을 선명하게 기록해 두고 있었다.  
그런데 입은 피해가 커 위씨의 마음이 아팠지만 위씨를 더욱 화나게 한 것이 있다.

위씨의 다육하우스에 피해를 안겨주는데 가장 큰 원인이 된 되정못에 대한 관리자가 아무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되정못이 아주 방치돼 왔다는 것이다.

하물며 나주시와 한국농어촌공사나주지사가 되정못의 관리관할을 놓고 핑퐁 게임하듯 서로 떠넘기기 조차했다.

되정못은 등기부에 1989년 9월부터 농림부 소유로 기록돼 있다. 이같은 농림부 소유의 저수지는 그동안 나주시와 한국농어촌공사가 협의를 거쳐 관리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되정못의 경우, 두 기관으로부터 관리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인근농가들의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했지만 두 기관 어느 곳 하나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다.

두 기관 관계자들은 “우리 관할이 아니”라는 말만 그동안 되풀이 해왔다는 것이다.

위씨는 이같은 기관들의 무책임한 행태에 더욱 분노가 치솟았다.

10여년동안 인근에서 한라봉을 재배해왔던 신모씨도 전화를 통해 “위씨와 같은 피해를 입은 것은 다반사였고 민원을 수없이 제기했지만 아무 답변도 없었다”고 말했다.

신씨 역시, 그동안의 피해원인을 되정못의 물 흐름이 원활치 않은데서 찾았다.

이에 지난 2일, 피해농가 위씨를 비롯한 나주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나주지사 관계자들이 되정못에서 만났다.

두 기관 중 과연 되정못의 관할이 어디였는가를 따져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두 기관 관계자들은 그동안 해왔던 대로 서로 자기 기관에 등록이 돼 있지 않아서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위씨는 결국 되정못의 관리미비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누구에게 하소연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관이 서로 관할이 아니라고 서로 싸우니 피해자 위씨로서는 한참 어이가 없었던 듯, 위씨는 “그럼 되정못을 나에게 넘겨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두 기관 관계자들을 비아냥대기까지 했다.  

이러한 가운데 나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수많은 민원에 의해 나주시가 올 겨울에 되정못 주위 배수로 확장공사가 예정”이라고 말하고 “이와 더불어 되정못의 둑까지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누군가가 이제야 되정못에 대해 관심을 갖는 듯하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은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위씨를 비롯한 피해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어느 기관이든 정확한 관리주체가 확정이 되어야 또다시 똑같은 피해를 입지 않기 때문에 되정못 관할주체를 빨리 지정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따졌다.

나주시관계자는 “곧바로 농림부에 질의를 해서 관리주체를 정하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위씨는 “1만여평이 넘는 되정못의 관리주체가 수십년동안 없었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며 “이번 사태를 보고 공무원들에 대한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며 허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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