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극단 ‘성안 사람들’, 연극 “최 부 선생, 우리 함께 가요, 그길!” 공연

“어머니, 저는 조선의 선비로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살아왔거늘 오늘 이렇게 역모에 몰려 사형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보니 무엇이 인간의 도리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평생을 학자로서 고결하게 살아오며, 의리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은 조선의 선비 금남 최부(1454~1504) 선생이 걸어온 길을 재조명한 연극 “최부 선생, 우리 함께 가요, 그길!(극본.연출 김양순)”이 지난 10일 나주나빌레라문화센터 소극장 무대에 올려졌다.

최부 선생은 나주 동강면 출신으로 1487년(성종 18) 9월 제주추쇄경차관(濟州推刷敬差官)으로 봉직하던 중 이듬해 정월 부친상을 당해 나주로 돌아오다가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 중국대륙을 거쳐 귀환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번 공연은 협동조합 성안사람들(대표 김양순)이 전라남도문화관광재단이 공모한 ‘2018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난 4월부터 7개월 동안 준비해 왔다.

연극에 출연한 배우 14명은 모두 전문연기자가 아닌 일반시민으로 일과 후 여가시간을 활용해 공연을 준비해 왔으며, 전문연기자 못지않은 연기력을 발휘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성안사람들은 이날 공연에 앞서 7일 국립나주병원에서 환자와 직원, 자원봉사자 등을 대상으로 1차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성안사람들은 지난 2015년부터 전라도 천년의 역사 속 나주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고, 대표인물을 선정해 그의 사상과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가며 이를 시민극으로 꾸며 선보여 오고 있다.

2015년 녹두장군 전봉준과 나주목사 민종렬의 세기의 담판을 소재로 한 시민극 ‘서성문은 알고 있다’를 첫 공연으로, 이듬해 나주임씨와 나주나씨 문중사이에 벌어진 송사를 소재로 ‘나주목사 김성일, 세기의 재판을 열다’를 무대에 올린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유홍준 교수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 소개된 정약전과 약용 형제의 이별시 ‘율정별(栗亭別)’과 금성관에 세워져 있는 ‘영의정김좌근영세불망비(領議政金公左根永世不忘碑)’를 모티브로 삼아 나합과 김좌근의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풀어나가는 세 번째 연극을 선보였던 것.

2015년 나주읍성 도시재생의 민간협력 사회적경제기업으로 발족한 협동조합 성안사람들은 시민극단 운영과 함께 정리수납전문사업, 흙돌담유지보수사업, 도심텃밭정원 가꾸기 등의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 정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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