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999번 노선조정 민원에‘복사(Ctrl+C)·붙이기(Ctrl+V) 답변’빈축& 버스업체에 발목 잡힌 행정 연간 130억원 지원에도 승객 불편은 여전

나주시가 시내버스 노선개편을 추진하면서 버스업체 논리에 발목이 잡혀 ‘우왕좌왕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주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의 운수종사자 휴게시간 보장에 관한 준수사항’이 개정되면서, 나주교통과 광신여객의 인력난 등을 반영한 노선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개편이 추진되고 있는 노선은 혁신도시 셔틀버스, 700번대, 999번, 160번, 1600번 등에 대해 노선 직선화와 대체노선 마련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나주시 홈페이지에는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의 항의성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누리꾼 박 아무 씨는 “버스 노선변경은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도 제대로 된 안내와 홍보조차 없었다”면서 진정성 있는 버스개편을 위해 2차 설명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셔틀버스는 운행된 지 오래됐으나 버스노선도 알 수 없고 언제 도착하고 출발하는지 아무런 정보도 없으며 오후와 저녁 무렵에는 빈차가 돌아다녀 ‘유령버스’가 다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이번 노선개편의 목적이 700번과 999번 노선을 단일화해 운전원 미확보 문제와 인건비 상승에 대한 대비책으로 노선폐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직선화 및 단일화를 통해 차량을 감차하는 등 전체 시민에 대한 형평성, 공정성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나주교통 버스 총 92대 중 혁신도시에 53대가 운행되고 있는 가운데 혁신도시 내 차량 공차율이 90%가 넘는다는 것. 25인승에서 32인승 차량이 4번 지나가는 동안 1명 탑승하는 것이 교통카드사 통계로 확인되고 있어 나주시는 이를 ‘깡통차’로 부르고 있다.
 
시는 이같은 탑승률에 비추어볼 때 혁신도시에는 현 53대 버스 중 10대 이하로 배정해야 하지만 혁신도시 활성화 차원에서 대중교통을 집중 편성하였으나 시민들이 거주하는 거주지 중심으로 시내버스를 운행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700번과 999번 노선 단일화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혁신도시 내 셔틀버스, 701번, 1160번을 확대 변경해 배차간격을 단축하고 빛가람로에 연계시켜 개편으로 인한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빛가람동에서 동신대까지 통학하는 대학생 박 아무 씨는 “동신대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없어서 999번, 700번을 매일 타고 다니는데, 700번 버스는 사라지고 999번 노선이 빛가람로만 간소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스러워서 글을 올리게 되었다”면서 “오전 9시10분 수업을 들으러 8시15분에 999번 버스를 타려면 통학생들과 출근길 시민들로 만원버스인데, 700번 버스를 없애면 학교를 다닐 교통수단이 아예 없어진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700번과 999번 노선 단일화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린로와 한빛로 등?셔틀버스 배차간격을 15분 이내로 단축시켜 빛가람로 999번 탑승지까지 무료 환승으로 연계시킬 계획”이라고 밝히고, “700번의 경우 배차간격이 현 25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되고 동신대까지의 운행시간도 현 70분에서 37분으로 단축되며, 999번 배차간격도 12분으로 단축된다”고 답하고 있다.
 
집 앞에서 논스톱으로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는 것이외는 크게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나주시의 태도가 시민들 눈에는 여전히 버스업체에 끌려 다니는 모양새로 비쳐지고 있다. 더구나 시민들의 민원제기에 대해 나주시가 다른 민원인에게 했던 답변내용을 복사하고(Ctrl+C) 붙이기(Ctrl+V)식의 답변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나주시가 올해 들어 지난 9월말까지 비수익 및 벽지 노선버스 손실보전금으로 지원한 예산을 살펴보면, 나주교통 110억원, 광신여객 19억원 등 연간 129억2천만원에 이른다. 
 
항목별로는 벽지노선 손실보전금 4천만원(광신여객), 간선(비수익)구간 손실보전액 19억원(나주교통), 내부.광역환승 손실보전액 7억5천만원, 지선(읍면동)구간 손실보전액 74억원(나주교통), 재정지원금 17억원(도비 50%, 나주교통 12억원, 광신여객 5억원), 순환버스 손실보전 2억6천만원, 안심귀가 손실보전 3억2천만원(광신여객), 요금단일화 손실보전 3억2천만원(광신고속) 등 9개 항목에 이른다.
 
그런데도 나주시는 줄곧 버스업체 인력부족을 이유로 내세워 시민들의 불편민원을 무마 시키면서 노선 개편을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지난달에는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으로 8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버스기사 양성교육을 통해 20명의 수료생 중 14명을 나주교통에 취업시키는 파격적인 일자리사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번 버스 노선개편 역시 내년 7월 1일로 예정된 주 52시간 노동시간 준수와 현행 노선 및 배차간격 유지를 위해 1일 2교대 근무를 해야 하는 버스업체의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다.
 
시는 버스노선 개편과 관련해 지난달 15일과 16일 빛가람동 나주시공익활동지원센터와 성북동주민센터에서 시민설명회를 가졌다. 
 
하지만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초 빛가람동주민센터에서 추진하기로 했던 설명회를 갑작스럽게 공익활동지원센터로 장소를 바꿔 실시하면서 상당수 주민들이 설명회에 참석할 기회를 놓쳤다는 불만과 함께 2차 설명회를 개최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하지만 나주시는 “빛가람동주민센터 수용인원이 30여명에 불과한데 비해 참석인원이 100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고 공익활동지원센터로 확정하였으나 시간이 촉박해 충분히 홍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설명회를 다시 열지는 않겠다고 밝혔던 시는 당초 입장을 바꿔 8일 오후 빛가람동주민센터에서 추가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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