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원 주필
인류의 문명이 강에서 발생했듯이, 모든 대도시는 그 도시를 흐르는 강을 지극히 사랑하고 아끼면서 번영해 왔다.

그런데 광주는 시내 한가운데를 영산강이 가로질러 흐르는데도 영산강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

영산강은 방치하고 광주천가꾸기에만 온통 정신이 팔려있다.

광주는 전국의 광역시 중에서 수질개선 투자비가 제일 작다.

그로인해 영산강오염의 80%가 광주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 산업폐수, 비점오염원 때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16일 광주상수도사업본부의 발표에 의하면 ‘다음달 중순까지 최소 2-3일에 걸쳐 강수량 100㎜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리지 않으면 격일제 또는 3일제의 급수가 불가피하다’ 고 한다.

광주시의 하루 수돗물취수량은 48만t 인데 이중 28만t은 동복호에서, 20만t은 주암호에서 끌어다 쓰고 있다.

동복호, 주암호 모두 섬진강수계이다. 광주는 영산강수계에 있는데, 물은 섬진강수계에서 얻어 쓰고 있는 것이다.

미래학자들의 말을 빌면 미래의 국제분쟁은 자원분쟁보다는 수자원분쟁이 더 심각할 것이라고 한다.

수계별로 수리권분쟁이 심해진다는 얘기다.

지금도 이집트와 이디오피아, 인도와 중국이 강물의 수리권 분쟁 중에 있다.

국내에서도 부산과 경남이 진주의 진양호물을 가지고 대립하고 있다.

부산에서 진양호의 물을 같이 쓰자고 하니까, 경남에서 우리가 사용할 물도 부족하다면서 발끈하며 반대하고 있다.

수계 내에서 수자원을 확보하려면 댐을 더 건설하거나 강에 보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광주의 시민단체들은 이 모두를 반대하고 있다.

광주시민이 하루 264ℓ의 수돗물을 쓰고 있는데,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수돗물을 거부하고 옛날처럼 물지게로 물을 길러다 쓸 참인가 걱정된다.

예부터 치수는 치국의 근본이라는데 광주의 치수문제도 엉성하기 짝이 없다.

홍수예방의 기준이 되는 계획홍수량이 광주가 하루강우량 360㎜인데 다른 강의 대도시들은 500㎜이상이다.
2002년 태풍 ‘루사’이후 한반도에 매년 하루강우량 500㎜의 집중호우가 내리는 것을 광주는 모르는 모양이다.

이에 대해 누구하나 문제제기 하는 사람도 없다.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메기’때 강릉지역과 울산지역에 각각 5조원씩의 피해가 연이어 났다.

광주도 강이 범람하면 그 이상의 재앙이 올 수 있다.

광주에 극락강이 있는데, 이는 광주권을 흐르는 영산강 본류의 고지명이다. 시민들은 이곳을 아직도 극락강이라 부른다.

영산강이라 불러야 맞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대표적인 큰 강의 이름을 놔두고 고지명을 부르고 있는 곳은 광주 밖에 없다.

오세훈 서울 시장이 청계천이나 중랑천이 아닌 ‘한강 르네쌍스 시대’를 추진하듯이 광주도 영산강에서 광주의 비젼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광주시청을 보면 배모습으로 돼어 있다.

광주가 서해안 시대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설계자의 의미가 엿보인다.

다가오는 서해안시대에 광주가 생존하려면 영산강의 이름부터 제대로 불러야 한다.

기사등록 : 2009-06-26 오후 2:12:30기사수정 : 2009-06-26 오후 2: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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