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세자 입학례 계승 ‘2019 입학, 청원과 승인식’ 진행

나주 남평중학교(다도분교장 포함)의 졸업식과 입학식이 전국에 소개돼 지역민들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지난 5일 방영된 EBS ‘행복한 교육세상’에서는 남평중학교와 다도분교장(교장 변정빈)에서 지난달 14일 치러진 세책례와 진다례를 주제로 한 졸업식에 이어 지난 4일 조선시대 왕세자의 입학례를 계승한 ‘2019 입학, 청원과 승인식’을 가졌다.

이날 입학식은 20명의 재학생이 준비한 청사초롱 사이로 67명의 신입생들이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남평중과 다도분교장 연합밴드 ‘로드잼’의 축가, 세수(洗手)의식, 청원서(請願書) 낭송, 입학 승인, 속수례(束修禮) 의식 및 진다례, 그리고 신입생과 재학생 상견례 등으로 입학례가 진행됐다. 

입학례는 1403년 태종의 맏아들 양녕대군의 입학례가 기원이 됐으며, 조선시대 왕위계승자인 왕세자가 성균관에서 충-효-예를 스승에게 행하고 학생의 신분으로서 스승에게 배움을 청하는 의식이다. 

이번 남평중학교 입학례의 핵심도 신입생이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고자 3번의 배움을 간청하고 학교장의 허락을 받는 청원과 입학 승인 과정이었다. 지석 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및 지역민까지 숙연해지는 명장면이었다.

학교장의 입학 승인 후에는 속수례가 이어졌다. 이는 그 옛날 입학을 허락받은 제자가 공자에게 수업료로 비단 한 필, 술 한 병, 육포를 올렸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의식이다. 

이날 신입생들은 3년 동안 바른길로 인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비단 한 필 대신 사랑의 회초리, 술 한 병 대신 학생들이 직접 우려낸 맑고 향기로운 차 한 잔을 스승에게 올리는 진다의식을 행했다. 

차를 받은 교사가 신입생들에게 덕담을 주고 바른 자세와 옷매무새를 가다듬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입학례 마지막 단계로 전체 학생이 스승에게 감사의 큰절을 올리는 장면은 아름다운 참교육이 예고되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이날 입학례는 한국차문화협의 순천지회(회장 김영애)가 후원하고 나주향교 및 남평향교의 협찬을 받아 남평중학교 학생자치회와 다누리 동아리가 주관했다. 

변정빈 교장은 “입학례는 옛 어른들의 지혜 속에서 잊혀져가는 스승과 제자의 참 모습을 발견하고, 스승과 제자의 위상이 바로 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마련했다”고 전했다. 
/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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