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예술가 선성경·김은진 합작 ‘나주컬러링북’ 펴내

“남편과 함께 나주를 좀 더 유쾌하고 재미있는 곳으로 만들어 보자는 고민 끝에 ‘나주’라는 단어를 넣은 엽서시리즈를 만들었죠. ‘아나주께’ ‘하나주까?’ ‘나주꺼야’ 같은... 그리고 이번에 나주의 보물지도를 그리는 마음으로 컬러링북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나주 토박이 작가 김은진(36)씨와 그녀를 따라 나주살이를 함께 하게 된 선성경(40)씨 부부가 나주를 즐기는 방법 또 하나를 세상에 내놓았다.

조선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과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부부는 2년 전 나주시 도시재생공모사업의 일환으로 귀여운 배 캐릭터를 소재로 ‘아나주께’ ‘하나주까?’ ‘나주꺼야’ 같은 나주엽서를 제작해 나주관광의 한 아이콘으로 삼은 바 있다.

그리고 올해 나주의 명소와 명물을 만화형태로 밑그림을 그려 형형색색 색깔을 입혀가는 그림책 ‘나주컬러링북’을 잇달아 선보이데 된 것.

김은진 작가는 “나주에서 나고 자랐지만 나주가 전라도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던 차에 지역문화예술과 캐릭터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남편을 만나 영향을 받게 되면서 
나주가 간직한 문화자원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

결혼 후 광주에서 살다가 도시생활을 접고 친정이 있는 나주시 세지면으로 귀향한 부부는 젊은이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는 나주의 실정을 안타까워하면서 나주를 좀 더 유쾌하고 재미있는 도시로 만들어보자는 궁리를 하게 되었다.

지난해에는 나주문화도시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메이커공방 142’거리에서 ‘나주꺼야’라는 공방을 운영하면서 자체 디자인 캐릭터 ‘배들이’를 모델로 노트, 열쇠고리, 배지, 거울 등 다양한 소품들을 개발하고 제작하는 생활로 나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갔다.

화려했던 옛 명성과 달리 텅텅 빈 나주의 쓸쓸한 거리를 보게 되고, 하루에도 몇 대씩 시내를 통과하는 대형 관광버스들이 반가웠다가도 곰탕집 앞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식사를 끝낸 손님을 태우고 나주를 떠나 인근 도시로 이동하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다.

나주에 갈만한 관광정보가 부족하다는 한 관광객의 말이 도화선이 되어 그들에게 나주의 고유한 매력과 사랑스러움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김 작가. 보는 재미와 관광정보를 제공하면서 색칠을 통해 힐링도 할 수 있는 컬러링북을 떠올리게 됐다.

그 즈음,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뜬 콘텐츠 제작지원사업 공고문을 보게 된 김 작가는 과감하게 신청서를 넣게 되고 당당하게 선정돼 구상했던 작품을 완성하게 되었다.

영산포 황포돛배를 그리던 중 딸이 배경에 비친 앙암바위를 보고 “저 바위는 사람이야? 사람 같아”라는 말에 앙암바위의 전설을 인터넷에서 찾아 아이에게 들려주며 그림을 그리는 틈틈이 책속에 들어가는 나주의 이미지들에 대한 공부도 이어나갔다.

김 작가는 “PT심사를 통과하고 중간보고, 결과발표 등 5분 발표를 위해 나주에서 순천까지 왕복 세 시간을 오가는 여정이 힘들었지만 모든 심사를 통과하고 컬러링북이 눈앞에 제본되어 도착했을 때 감동은 모든 힘들었던 순간을 다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고 말한다.

자료조사부터 이미지스케치, 인쇄본의 종이재질을 선택하는 데까지 오롯이 부부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책이기에 더욱 값진 성과라는 평가와 함께 이들 부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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