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나주 금성산 자락 경현마을에 울려 퍼졌던 ‘진동액맥이굿’이 바다 건너 대만에서 펼쳐져 화제를 모았다.

나주시 경현동 주민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진동액맥이굿보존회’는 지난 5월 19일 대만 타이중시 대리구(大里區)에 소재한 국광리활동센터(國光里活動中心)에서 진동액맥이굿을 비롯해 다양한 민속공연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이 5월 18일부터 6월 23일까지 대만 섬유공예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공예주간’ 행사에 나주의 천연염색작품을 선보이는 행사의 홍보를 위해 마련됐다.

악기연주와 더불어 놀이판의 흥미를 더하기 위해 각양각색의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한 잡색(양반, 각시, 어우동, 포수 등)들의 춤동작에 관람객들의 환호성이 터진 가운데 전통한복을 곱게 입은 무희들이 호남검무와 구성진 민요가락을 선보여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경현마을에 자자손손 이어져 온 진동액맥이굿은 ‘진동농악’으로 불리며 전승돼 오다 박정희 정권시절에 당산제가 미신으로 치부되면서 단절 위기도 겪었지만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마을 어르신들의 고집으로 1980년대까지도 정월대보름이면 나주 시내까지 진출해 지신밟기를 했다. 

그러나 1970년대 농악대를 이끌던 서태민 선생이 세상을 떠난 뒤 구심점을 잃은 진동농악은 한동안 대가 끊겼다가 선생의 딸인 서화원 씨와 이 마을 출신으로 청년시절에 진동액맥이굿을 배웠던 이한규 씨 등이 1987년에 서울에서 귀향해 복원·전파하면서 다시 부활했다.

재는 150여명으로 구성된 ‘진동액맥이굿보존회’가 액맥이굿뿐만 아니라 검무, 민요 등 전통국악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주민 수가 많지 않아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 마을주민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진용을 갑출 수 있는 실정이다.

한국국악협회 나주지부장이면서 진동액맥이굿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이한규 회장은 “나주의 전통문화인 진동액맥이굿을 해외까지 알릴 수 있어 기쁘고 의미가 있었다”면서 “회원들이 모두 고령자라 명맥 유지를 위해 젊은 사람들이 배우고 전파하는데 참여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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