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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고 교표가 전범기 문양 친일잔재라고?
호남원예고 친일인사 공덕비, 남평초 일본양식 석등까지 & 전남도교육청 교육현장 일제잔재 168건 청산작업 나서
2019년 09월 19일 (목) 08:20:50 김양순 기자 jn-times@hanmail.net
   
▲ 친일잔재 청산목록에 오른 호남원예고 양봉화 초대교장 추모비

전남도교육청이 대학교수, 교원, 민족문제연구소 등 전문가 그룹으로 T/F팀을 구성해 학교 내 친일잔재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153개 학교에서 168건의 일제잔재가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29일 중간보고회를 갖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도내 153개 학교에서 일제 양식의 각종 석물과 교표, 친일음악가 작곡 교가, 일제식 용어가 포함된 생활규정 등 168건의 친일잔재가 확인됐다.

   
▲일본양식과 흡사해 청산 대상이 된 남평초등학교 석등

일제양식의 충혼탑, 석등과 같은 석물도 33건이나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중에는 친일인사의 공덕을 기리는 공덕비와 충혼탑, 교훈비도 다수 포함돼 있다.

충혼탑의 경우, 일본군 전사자를 기리는 의미의 끝이 뾰족한 묘지석 문양을 하고 있다.

교정에 남아있는 친일인사 기념비는 김진현, 김영준, 양봉화 등 3명.

여수의 한 초등학교에는 설립자인 김영준의 기념비와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그는 1941년 일제에 방공통신용 경찰전용 전화가설비로 1만원을 헌납하고 그 공로로 감수포장을 받았다. 또 군용기 ‘여수 김영준 호’ 구입비로 5만3천원을 조선국 애국부에 헌납한 인물.

나주호남원예고와 함평 학다리고등학교 교정에 남아있는 양봉화 추모비와 기념비도 친일잔재 목록에 올랐다.

양봉화는 1928년 일본 천황 즉위기념 대례기념장을 받고 1929년 실업학교교원시험에 합격한 뒤 전라남도 내무부 학무과 시학을 겸직하며 해방직전까지 훈장과 승진을 하며 승승장구한 인물이라는 것.

이번 전수조사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확인된 친일잔재는 교가로 95건에 달했다.

이 중 친일음악가가 작곡한 교가는 18건이었다. 또 ‘아시아 동방의’ ‘애국학도’ ‘나라 받드세’ 등 일제 찬양이 의심되는 가사를 사용한 교가 40건, 표절 및 선율 오류가 의심되는 교가 37건도 발견됐다. 

여기서 친일작곡가라고 하면,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 김성태 김동진 현제명 계성식 등. 친일작곡가 계정식은 1943년 10월 ‘앗쓰도의 영령에게 바치는 선율’을 작곡 박표해 수익극 1000원을 전함건조기금으로 헌납,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음악으로 어떻게 협력해야 할 것인가”를 주제로 다수 평론을 발표하기도. 

이 중 담양의 한 초등학교 교가는 이 학교의 초대교장을 지낸 일본인이 작곡했다. 

남부대 신동민 교수에 따르면 “시작음이 솔-도, 끝나는 음이 미래도, 퐁코부시 리듬, 종결부에서 선율을 길게 지속하는 기법은 4차 조선교육령에 담긴 창가 스타일까지, 일본 요나음계로 쓰여진 곡은 선율을 기억하기 쉽고, 퐁코부시 리듬으로 쓰여진 곡은 노래를 따라 부르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고 밝히며 “우리나라 교가는 일제강점기부터 자연스럽게 기억하기 쉬운 선율과 리듬으로 작곡(모방)하였다”고 지적했다.

일제의 상징인 욱일기 문양을 한 교표도 눈에 띈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전범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나주고등학교를 비롯한 7개 초·중·고에서 욱일기 문양의 교표를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백지동맹’ ‘동맹휴학’ ‘불온문서’ 등 일제식 용어를 쓴 학생생활규정도 33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친일잔재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가이스카향나무(241교), 히말라야시다(43교), 금송(2교) 등을 교목(校木)으로 지정한 학교도 286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목포의 한 초등학교 교정에 세워진 석등은 1970년대에 설치를 했는데 이게 일본 나라 가스카 석등과 모양이 거의 비슷했으며, 함평과 남평의 한 초등학교 교정에 세워진 석등도 도쿄 후루카와 정원과 시코쿠 오즈시에 있는 한 사찰의 석등을 본 딴 형태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구례, 광양, 목포 등 여러 학교 교정에 설치된 개교기념비, 교훈비, 장학기념비, 동문 기념비 등이 일본식 모양을 하고 있다. 

순천의 한 고등학교에 있는 비는 일제 때 세워진 ‘황국신민서사비’ 글씨를 지우고 ‘참되고 의로워라’ 글을 새겨 넣었지만 이 역시 일제잔재라는 지적이다.

함평의 한 고등학교 교정에 2002년 5월 18일에 세워진 김철환 교장 공덕비에는 “고 김철환 교장선생님께서는 1919년 4월 6일 전남 해남군 학동리에서 출생하시어 소화 16년에 순천공립농업학교와 소화 20년에 일본 동경전수대학교 상과를 졸업하시었으며...”

소화라는 일본식 연호를 그대로 새겨 넣었다. 도교육청은 친일잔재 청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뒤 9월 중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해 청산 관련 예산을 요구하면 연내에 예산을 배부해 청산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에 대한 추가 요구가 있으면 2020년 예산에도 반영해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석물의 경우 안내판을 설치해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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