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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경로? 퇴치가능?…아프리카돼지열병, 이것이 궁금하다!
오연수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가 말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모든 것
2019년 10월 07일 (월) 09:37:13 전남타임스 jn-times@hanmail.net

지난달 17일 국내에서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지 열흘여 만에 확진 사례가 9건 나오며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책브리핑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무엇인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일반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오연수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살펴본 것을 본지가 옮겨 싣는다.편집자 주.

 

1.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어떤 질병인가요?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은 아프리카 대륙,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에서 원래 유행하던 풍토병이었다. 감염 시 나타나는 임상증상은 출혈성 열병의 형태로 나타나‘바이러스성 출혈성 열병 바이러스군’에 속하는 바이러스이다.

기존에 알려진 바이러스성 출혈성 열병 바이러스들은 모두 RNA 바이러스였다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크기가 매우 큰 DNA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내외부 출혈을 일으키면서 급사하고, 죽고 나면 사체가 피를 많이 흘려 검은색을 띤다.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는 무서운 병이다.

그래서 혹자는 ‘돼지흑사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참고로 현장에서는 돼지열병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을 혼재해서 사용하는데 두 개는 엄밀히 다른 질병이다.

원인체도 다르다. 다만, 임상양상은 출혈성 열병 바이러스군이기 때문에 비슷하다. 

2. 올 들어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한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한 듯 합니다. 신종 감염병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원래 아프리카 토속돼지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질병으로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에서 존재하던 가축 질병이었다.

그랬던 것이 항공, 배 등을 이용한 사람의 이동을 통해 대륙간 이동을 하게 되면서 다른 대륙으로도 퍼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향후 이 질병의 발생을 예견하고 양돈장 돼지에 대해 혈청예찰을 실시하기 시작한 것이 2009년부터이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감염매개체로 작용하는 물렁진드기의 국내 서식여부, 야생멧돼지에 대한 혈청예찰도 그 즈음부터 하고 있었다. 

병성감정이 의뢰된 건, 공·항만에서 압수된 불법 휴대돈육 및 돈육 가공품에 대한 항원예찰 검사도 실시하고 있었고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었다. 또 지난 2012년 동유럽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행하고, 발생지에서 근절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 정부 당국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 방역당국이 조용히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준비를 하는 동안 지난해 중국에서 이 질병이 발생하고 언론 보도가 되면서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 같다.

3. 기존에는 아프리카에서만 발병하던 질병이 어떻게 다른 대륙에서도 발생하게 됐나요?
=기존에 발생 지역이 아니었던 대륙들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할 수 있었던 전파방법은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감염된 돼지 혹은 돼지생산물의 이동으로 발생했거나 공·항만에서 유래된 감염된 돼지생산물을 포함한 남은 음식물 급여를 통한 발생이었다.

비행기나 배에서 나온 바이러스에 오염된 잔반을 양돈장 돼지가 먹고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것이다.

4. 얼마나 위험한가요? 기존의 AI나 구제역과 비교해 본다면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AI나 구제역에 비교해서 더 많이 위험하다, 덜 위험하다, 할 수는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로 RNA 바이러스에 비해 변이가 적은 반면, AI나 구제역은 오히려 RNA 바이러스로서 변이가 훨씬 더 심하다.

즉, AI는 돼지가 여러 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돼지의 몸안에서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재조합되어 변형된 바이러스로 만들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고 또한 인수공통전염병이다.

구제역은 변이도 있고, 일부 공기전파가 가능한만큼 전파력이 높고 일단 감염 감수성이 있는 동물의 범위가 매우 넓다는 특징이 있다.

5.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과 관련해 특히나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답답해 하는 부분이 감염경로가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존과 양상이 다른가요? 
=조심스럽게 추측건대 국내의 경우도 다른 대륙에서 발생했던 것처럼 바이러스에 오염된 매체의 이동에 의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는 만큼 계속해서 정확한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원인파악이 어려운 이유는 이 질병은 반드시 바이러스와 직·간접 접촉에 의해서만 전파가 가능한데 자칫 충분한 조사없이 바이러스를 최초 오염시킨 대상을 지목할 경우 큰 반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발생확인이 된 농장을 중심으로 방역대를 설정하고 역학농가를 집중 조사·관리하고 있으니 방역 전시상황은 안정될 것이고 정확한 원인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AI나 구제역은 전파력이 높기 때문에 감염 시작점이 있으면 퍼져나가는 속도가 매우 빨라 신속한 초동대응이 급선무였다.

그러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와 직접 혹은 간접 접촉을 해야만 감염이 형성되며 전파력이 높지 않고 잠복기도 긴 편이다. 

6. 백신도, 치료법도 없다. 그러면 최고의 대책은 예방이 아닐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물론이다. 최소의 질병대응법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발생한 경우에는 내 농가를 보호하고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차단방역과 충분한 소독이라고 할 수 있다.

소독을 요식행위로 생각하는 경우들도 있는 것 같은데 소독약은 뿌리고 나서 작용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다. 꼼꼼히 소독하고 작동할 수 있는 시간을 준 후 이동하도록 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은 양돈농가가 혼자 짊어지고 갈 문제가 아니다.

땅이 좁아 집약적 축산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돼지가 질병감수성 동물이긴 하나 다른 축산업 쪽에서도 내일처럼 관심을 갖고 방역에 함께 해주시기를 바란다.

또 지금 방역당국이 사투를 벌이며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궁금증 해소를 위한 무작위 질문이나 질타보다는 지금은 격려와 지지가 절실한 때이다.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논의는 분명 필요한 일이고 이 상황이 마무리되면 그 부분들에 대해 또 치열한 의견을 교환해야 할 것이다. 

7. 인체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된다는 등의 얘기들도 나오고요. 사실입니까?  
=이 바이러스는 우리에겐 신종 바이러스지만 원래 오래전부터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던 바이러스였다.

즉, 바이러스가 매우 변형돼 인체감염이 있었다면 이미 연구가 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는 것이지요. DNA 바이러스의 특성상 인체뿐만 아니라 다른 종의 동물에게 감염될 만큼 변이가 드라마틱하게 크지 않다.

다만 덩치가 매우 큰 바이러스인 만큼 유전자형은 24가지나 되어 돼지에게 감염시 임상증상에 있어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때문에 인체감염은 우려할 필요가 없으며,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고기는 철저한 검사를 통해 안전을 확보하는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8. 더 이상의 확산과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돼지 뿐만 아니라 모든 축산농장에 출입할 때 들어가는 입장에선 완벽한 소독, 소독 후 소독약의 침투를 기다리는 인내심, 축산 농장의 입장에선 외부인과 농장의 본장과의 버퍼존의 형성, 농장 내 철저한 차단 방역을 지켜야 하겠다.

9.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일반 국민의 경우로 말씀드리자면 국가 방역에 기여해달라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외에서 축산품을 가지고 국내에 들어오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해외에서 인터넷 쇼핑으로 축산품을 사지 않는 것 등 이다.

국민 한 명, 한 명의 의식있는 ‘하지 않는 것’,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이 작아 보이지만 나비효과로 나아가 우리 축산업을 보호하고 나와 내 가족의 식량안보에 이바지하는 길이다. 

유입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퇴치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현재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베리코 흑돼지’의 나라 스페인도 지난 1960년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었다.

당시 스페인 정부는 감염돼지 발견 시 신속하게 살처분하고 해당 농장에는 충분히 보상했다. 또 잔반 급여와 방목사육을 전면 금지한 정부 조치에 농가도 적극 협력했다. 이를 통해 스페인은 지난 1995년 청정을 선언했다.

정부와 농가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관리도, 퇴치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국내 양돈산업의 수준과 환경을 생각하면 이 질병의 퇴치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저는 우리가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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