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6번 확진자→18번(딸)→22번(오빠,나주)로 이어져 & 확진자 동선 안 밝히는 당국, 시민들 “모르니까 더 무섭다”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16번째 확진자와 18번째 확진자에 이어 나주에서도 22번째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질병관리본부는 6일 오전 16번째 확진자 A씨(42·여·광주시 광산구 거주)의 오빠인 B씨(46·나주시 거주)가 자가격리 중 시행한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돼 22번째 확진자로 판명하고 조선대병원에 격리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족은 설날인 지난달 25일 나주시 산포면 본가에서 점심식사를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A씨는 나주시 산포면에 거주하는 친정어머니를 포함한 5명과 함께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제주항공편으로 태국 여행을 다녀온 가운데 25일 저녁부터 오한과 발열 등 최초 증상을 느끼고 27일 열이 38.9℃까지 오르자 광주21세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으며, 2월 2일부터 호흡곤란과 오한 증상, 폐렴이 악화되자 이튿날 전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뒤에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로 양성판정을 받았다.

같은 병원, 같은 병실에서 입원중이던 A씨의 큰딸 역시 1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양성반응을을 보여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이때부터 A씨의 가족들에 대한 자가격리가 시작된 가운데, 오빠마저 22번째 확진자로 판명된 것.

이에 나주시는 이미 확인된 가족접촉자의 경우 자가격리를 실시했고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이후 확인된 접촉자도 격리조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16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나주시에서는 해당 마을경로당을 폐쇄한 후, 마을과 대중교통시설에 대해서도 소독에 나서는 등 철저한 상황관리에 들어갔다.

나주시 6일 오전 11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유관기관 합동 대책회의’를 갖고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한 기관·부서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합동대책회의에는 나주시를 비롯한 나주경찰서, 소방서, 교육지원청, 나주시의사회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 감염증 대응관련 기관별 추진 상황 점검과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시는 강인규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나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방역대책본부 4개반, 대응지원반 7개반을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 

우선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관내 노인여가복지시설 및 다중이용시설 16개소를 임시휴관하기로 했다. 

임시휴관 대상은 노인여가복지시설 4개소(나주시노인복지관·영산포종합사회복지관·중부노인복지관·남평재가복지센터)와 면 소재지 공중목욕장 12개소다.  

전체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도서관, 관광안내소, 버스터미널, 승강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질병관리본부 예방 홍보물, 마스크, 손세정제 등 예방용품을 비치했으며 지역 저소득층 6,200여명에 보건용 마스크(KF94) 30만 장을 배부할 예정이다. 

또한 시내버스 차량 155대에 1일 2회(오전·오후) 소독을 실시하고 종사자 마스크 와 차량 내 소독제를 비치했다.

바이러스 예방용품 매점매석, 가격인상 담합 등 불공정 행위 근절을 위한 물가점검반을 운영하고, 관내 중소기업 중국인 근로자(17개사, 69명), 동신대 중국인 유학생 동향도 상시 점검할 예정이다. 

자가 격리자에게도 폐기물 처리 전용봉투를 지급하고 1차 밀봉 후, 종량제 봉투에 2차 밀봉해 지정처리업체에서 즉시 수거하고 당일 소각 처리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나주와 연관된 확진자가 3명에 이르는데도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있어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시의 경우 16번째 확진자가 양성판정을 받은 뒤 곧바로 확진자가 입원했던 병원과 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접촉한 공무원이 근무하는 광주문화예술회관을 폐쇄하고 이곳에서 활동하는 광주시립예술단원 300여명을 자가격리했다.

아울러 22번 확진자가 근무한 광주우편집중국도 곧바로 폐쇄에 들어가면서 발빠르고 긴밀하게 대처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나주시의 경우 22번째 확진자가 공식 확인됐는데도 거주지는 물론이고 이 사람이 드나들었던 식당과 마트, 접촉했던 사람들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나주시와 방역당국이 22번째 확진자의 이동경로를 밝히지 않는 가운데 주민들과 전남일보, 뉴시스 등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22번 확진자는 지난 1일 빛가람동 모 아파트 단지 부근 식당에서 지인들과 식사를 했으며, 2일 정오무렵에는 빛가람동 한 농협하나로마트 매장에 딸기를 납품하러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마트는 농협중앙회 대응 매뉴얼에 따라 6일 오후 5시부터 8일까지 사흘 동안 자발적으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나주시와 질병관리본부 측은 B씨가 시료채취 시점 전날인 4일까지 무증상 상태를 보였다는 점에서 지난 4일을 포함해 이전 동선은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B씨가 드나든 마트와 음식점 등 이동경로에 대해서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마트 직원과 음식점 주인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확진환자 발생 이후 전남에서는 ▲중국 입국자 중 의심환자 4명은 검사결과 모두 음성판정 ▲중국 우한 입국자 11명 모두 격리해제 ▲접촉자 2명 자가격리 중이고, 전남도에서 직접 확인한 무안국제공항 입국자 가운데 중국 방문력이 있는 25명 중 1명은 해제, 24명은 모니터링 중이다.

나주에서도 감기증상을 보이던 2명의 여자 영아를 비롯해 지역주민 1명 등 3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돼 보건당국이 조사를 벌였으나 음성판정을 받고 모두 퇴원한 상태며,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동신대 유학생 8명도 무증상으로 나타났다.

나주시는 4~7일로 예정됐던 ‘2020년 시민과의 대화’도 연기하는 한편,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될 때까지 행정 주도 대규모 행사 개최를 자제할 방침이다. 

나주시보건소 이채주 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2~3차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면서 “올바른 손씻기,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하기, 마스크 착용 등의 예방수칙을 지키고, 해외 방문 후 발열과 호흡기 증상 등 감염증이 의심되면 병·의원 방문 전에 반드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또는 보건소에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편, 전남타임스를 비롯한 나주신문, 나주토픽, 나주투데이 등 지역신문 4사와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21대국회의원(예비)후보초청토론추진위원회가 오는 15일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기로 했던 제21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 초청토론회도 다음달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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