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치의 길이 열렸다”

새 단체장 지방 의회의원 당선자들에게는 7월1일 취임과 함께 두 가지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공약이행의 압박과 부정부패의 유혹이 그것이다. 행정의 모든 분야가 주민생활에 상시적으로 직접 연관되는 기초 지자체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선출직 공직자에게는 선거 때 내세운 공약은 재임기간내내 벗어 버릴 수 없는 짐이 된다.

민주주의가 성숙될수록 그 짐의 무게는 비례해서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이를 감안하면 당선자들이 취임에 앞서 가장 깊이 유념해야 할 것은 앞ㅇ,로 실행해야 할 공약의 엄중함이다. 자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끈 하토야마 전 총리는 후텐마의 미군 기지이전 공약을 지키지 못해 취임 7개월 만에 자리를 내 놓았다.

이는 남의나라 중앙정치이야기 이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자체 당선자들이 무겁게 받아 들여야 할 타산지석 (他山之石) 이 아닐 수 없다.

새삼 지적할 것도 없이 대부분 기초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는 아직 취약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선거 때 후보들 마다 공약으로 내놓은 사업들은 해당 지자체의 재정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 할 수 없는 것들도 적지 않다.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는 달성 불가능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선거를 치르면서 당선자들도 감지했겠지만 판정이 점차 냉엄해지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시대가 달라지고 있고 주민의 의식도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공약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되겠는가! 지자체에 따라 주민 소환제 등 제도적 제어장치의 가동 사례가 늘어날게 뻔하다.

부정부패의 유혹도 그렇다. “나만은 예외” 라고 자신할 단체장이나 의원들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기초 단체장이 가진 각종 권한은 주정차 단속에서부터 지역대형 건설사업인. 허가까지 총3,888개 (한국지방 행정 연구원의 조사)에 이른다는 점이 바로 그와 같은 의구의 근거가 된다.

군수의 경우 대략 500~800명쯤 되는 공무원에대한 인사권을 갖고 ㅇㅆ는 만큼 마음만 먹으면 매관매직이고 가능하다. 부정은 권력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상식으로 미루어 보면 부정부패의 소지는 널리고 널린 셈이다.

지난 4기때100여명 가까운 기초단체장이 사볍처리됐다는 사실이 이에 대한 실증적 자료다.

 선거 때 쓴 돈도 문제다. 당선자의 경우 법정선거 비용은 국가로부터 되돌려 받기는 하지만 서거자금이 그 법정비용뿐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

당선되기까지는 법정 선거자금 말고도 알게 모르게 엄청난 돈이 소요된다는 것이 상식이다. 현실이 이러한데 취임 후 재임기간동안 부정부패의 유혹에서 초연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다. 선거에서 “당선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물론 6.2선거의 결과를 유심히 분석해보면 분명히 변화를 전망할 수도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그 활동을 눈여겨지켜 볼만한 생활인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기초 지자체의 단체장. 의원으로 당선됐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천 가능한 공약으로 당선한 생활인의 건실한 면을 통해 작게는 지자체의 바람직한 정착에서부터 크게는 생활정치의 점진적 구현도 점치게 된다.

공약(空約)안하는 선거 부정부패 없는 생활정치. 이제 비로소 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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