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국 후배 훈훈한 인심에 흔쾌히 식당상호에 이름까지 내줘 & “전라도 연기한다는 건 ‘와서 밥 먹고 가!’ 정서 담아내는 것”

“전국에 쭈꾸미집을 운영하고 계신가요?”

기자의 질문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배우 이한위씨.

질문이 잘못됐나 싶어 다시 조심스럽게, “요즘 연예인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이 인기가 있다고 하던데 쭈꾸미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신 건가요?” 하고 물었더니 그제야 질문의 의도를 알아채고 파안대소하는 이한위 씨의 답이다.

“배우 김진호 씨가 연출하는 연극을 보러 나주에 왔다가 같이 곰탕을 먹었는데 은근히 맛있더라고요. 그 뒤로 완도에서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를 촬영하고 나주를 지나가는 길에 종종 나주읍성곰탕집에 들렀는데 올 때마다 주인이 어찌나 환대를 해주던지, 요식행위가 아니라 진심으로 반겨주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단골이 됐습니다.”

그러고 보니 ‘톱스타 유백이’에서 섬마을 이장님으로 선장이면서 마을방송 DJ, 마돌아빠 역을 감칠맛나는 사투리로 연기했던 그 주인공 이한위 씨가 나주에 와서 곰탕 맛에 반하고, 나주읍성곰탕 주인장 박남국 씨의 인정에 반해 ‘형님 동생’ 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던 것.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주인장이 따라 나와 자신의 손에 꼭 쥐어준 것은 다름 아닌 ‘명함’ 이었다. “기회 되면 또 대접하고 싶다”는 주인장의 말에 고마움과 감명을 받았다는 이한위 씨는 촬영이 있거나 지인들과 모임이 있어 남도를 찾을 때면 일부러 나주를 거쳐 가면서 박남국 씨와의 인연을 쌓아갔다.

그러던 중 지난해 2월께 지인들과 해남에서 골프모임을 하고 식사를 예약하며 “꼭 돈 받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도 돈을 받지 않겠다는 박 씨에게 일행들은 화장품이며, 선물로 밥값을 대신하며 인연을 이어왔던 것.

그러던 박 씨가 “먹는 사람마다 곰탕이 맛있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곰탕보다는 옛날 ‘그 쭈꾸미’가 먹고 싶었던 생각이 난다고 주위에서 다시 쭈꾸미 집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충고가 많았다는 것. 그래서 이한위 씨는 박 씨와 함께 서울과 일산 등 수도권 맛 집들을 돌아보며 재 창업을 상의하게 됐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 ‘이한위교동쭈꾸미’이다.

이한위 씨는 박 씨가 “형님과 함께라면 자신 있다”는 말에 흔쾌히 이름을 내주게 되어 ‘이한위’와 주인장의 탯자리 ‘교동’을 브랜드로 하는 쭈꾸미 집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3월 중순 이후, ‘이한위 쭈꾸미 집’은 숯으로 구워서 먹을 수 있는 쭈꾸미 숯불구이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다양한 메뉴로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쥔장의 배려이다.

이와함께 올해로 연기 인생 40년을 맞게 되는 이한위 씨는 광주가 고향이다. 학창시절부터 연극동아리 활동을 하다 대학 때 연극배우로 첫발을 내딛었다. 군 제대 후 1983년 KBS10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으로 배우생활을 시작하였다.

이 씨는 요즘 촬영 스케줄이 비는 틈틈이 강연활동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신의 연기 인생을 풀어가는 진솔한 그의 강연에 관객들은 웃음과 박수갈채로 적극 호응한다.

하지만 드라마와 영화에서 너무나 친근하고 익숙한 연기자다 보니 일부 열혈 팬들은 손을 꽉 잡고 안 놓아준다거나 이리저리 잡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막 두드리는 사람, 꼬집는 사람... 과도한 친근감에 마냥 반가운 표정을 지을 수만은 없다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올해로 연기 인생 40년을 맞이하는 이한위 씨에게 해보고 싶은 역할이 무엇인지 물었다.

“철없을 때는 하고 싶은 게 있었지만 지금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고 말한다.

80년대 그 야만의 시대를 지날 무렵 “야, 전라도!”가 호칭이었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수구초심의 마음으로 지역의 부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국체전 성화 봉송주자, 정율성 국제음악제 홍보대사, 그리고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사학의 명문 호남의 심장 민족 조선대학교”라고 모교를 소개한 것이 연결고리가 돼 모교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연기활동을 하면서 가장 진지하게 전라도의 정을 느꼈을 때가 언제였냐는 질문에 이한위 씨는 “와서 밥이라도 꼭 먹고 가라!”는 말이었다고 한다.

그 말만큼 가장 진지하게 전라도의 정을 나타내는 말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 정이 묻어나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말로 대화를 맺었다. 이한위씨는 한 달에 한 두 차례 나주를 방문할 예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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