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6인방이 합동 시화집을 출간했다.

‘할매들은 시방’이란 제목으로 세상에 나온 이번 시화집을 펴낸 주인공들은 80세가 넘은 장흥군 용산면 월림마을 할머니들이다.

인문활동가 황희영이 기획하고 제작한 이번 시화집에는 김기순(81세), 김남주(91세), 박연심(80세), 백남순(85세), 위금남(82세), 정점남(80세) 할머니의 작품이 실렸다.

월림마을 할머니들은 지난해 6개월 동안 ‘두근두근 내 생애 첫 시와 그림’프로그램에 참여해 시화집을 완성했다.

이번 시화집의 힘은 고난의 시대를 견디며 살아온 할머니들의 삶의 무게에서 눅진하게 우러나오는 무엇이다.

시화집을 기획한 황희영 활동가는 “228쪽의 책에는 더도 덜도 없이 할머니들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다”고 말한다.

가장 나이가 많은 김남주 할머니는 시 「아흔이 되도록 살아도」에서 “사는 것이 여전히 기쁘다”고 고백한다.

김기순 할머니는 「내 친구, 고양이 깜동이에게」에서 “밥 삶아 줄게 나 두고 죽지 마”라고 노년의 고독을 내비친다.

「꽃게만도 못한 인간들」을 쓴 박연심 할머니는 “인생 못댄 것들은 ~죽어버려라”고 시원한 한방을 날린다.

위금남 할머니는 ‘욕심 부릴 게 없다/곰방 죽을 거니께/새끼들 다 잘 사니께’이라며 「욕심」이란 작품에서 의연하게 말하고, 정점남 할머는 「참새들」에서 보리를 따먹다 자신에게 들켜 날아가는 참새를 보며 미안해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백남순 할머니는 「사랑」이란 작품에서 결혼 초 ‘9년 동안 5일 밖에’ 남편을 보지 못했다며, 85년의 세월을 살아오고도 아직 사랑을 모른다고 말한다.

황희영 활동가는 “이 시화집은 무엇보다, 태어나 처음으로 시를 써보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할머니들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생의 에너지가 자연스레 표출되고, 할머니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할매들은 시방’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생활문화시설 인문프로그램’에 장흥문화공작소가 추진한 ‘두근두근 내 생애 첫 시와 그림’ 프로그램이 더해져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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