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원 영산강뱃길연구소장
 

지난 10월 1일 광주시와 전라남도가 각 당 대선후보에게 건의한 공동정책과제로 8가지 사업을 제시 했다.  

 

그중 첫번째가 영산강뱃길복원이고, 두번째가 영산강 강변도로 건설, 셋번째는 영산강 생태공원, 네번째는 공동산업단지(나주인근에 100만평)가 포함됐다.

 

광주. 전남공동 정책과제 8가지 중에서 상위4개의 개발이익이 나주에 집중되어 있다.

 

만약 공약대로 실현된다면 낙후된 나주의 경제발전에 크나큰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전에 2006년 11월부터 이명박 대선후보는 광주·전남의 핵심공약으로 영산강운하와 나주항건설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지역의 환경단체가 중심이 된 일부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통해서 영산강 운하공약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영산강뱃길 복원 운동을 계속해오고 있는 필자는 영산강운하 반대론자들이 중점적으로 제기하는 문제점을 요약해 보면서 나름대로의 소견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첫째, 영산강에 화물컨테이너를 실은 바지선이 떴을 경우 수심확보 문제가 제기 되고 있다.

 

필자가 알기로는 영산강운하의 모델은 유럽의 RMD운하이다. RMD운하는 북해에서 라인강, 마인강, 도나우강을 지나 흑해로 연결되는 3500km 뱃길을 말한다.

 

이 운하는 2500톤 선박이 운항할 수 있으며, 수로 폭은 55m, 수심은 4m, 형하고는 6m가 된다. 여기서 형하고는 교량의 상판 하단부 까지 높이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선박이 다리를 통과하는데 필요한 높이를 말한다.

 

영산강운하를 개설하려면 수심 4m를 확보하면 된다. 하구둑에서 서창까지 76km중에서 44km 지점인 나주 석관정 까지는 지금도 4m 수심이 확보돼 있고, 여기 석관정에서 32km 떨어져 있는 서창까지 4m수심을 확보하면 운하가 될 수 있다.

 

영산강유역에는 매년 토사가 약 300만㎥가 퇴적돼서 강바닥이 20㎝씩 높아진다.

 

그래서인지 기록에 의하면 지금은 1m밖에 되지 않은 영산포의 수심이 130년 전에는 10m로 되어 있다.

 

그동안 130여년 동안 퇴적토로 인해 영산강의 하상이 10m높아졌다는 얘기다.

 

영산강의 종단면도를 보면 광주 서창의 표고차가 해발 8m밖에 되지 않는다. 하상에 쌓인 퇴적토를 10m만 준설해도 4m 수심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둘째로 제기되는 의문점으로 광주에서 목포항으로 운반될 화물은 어떤 종류이고 물량에 대한 문제인데 2000년에 발표한 전남도 용역결과에 의하면 당시에는 예상주운 물동량을 광주-목포간 운송되는 해사(바다모래)로만 국한한 나머지, 결국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내륙운하를 이용하는 외국의 경우는 운송품목에 제한이 없다. 컨테이너, 철강, 자동차, 석탄 , 유류 등 모든 품목을 실어 나른다.

 

운송구간도 광주-목포에 그치지 않고, 국내 각 연안항구뿐 아니고, 중국 일본까지도 직항할 수 있다.

 

셋째, 중간에 선박 정류장은 몇 개나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바, 이명박 후보 공약에 의하면 거점항만으로 나주항과 광주항을 말하고 있으나, 뱃길이 생기면 필요한 곳에 어디든지 포구를 만들 수 있다.

 

넷째, 기존의 다리는 다 없애는 것 아니냐? 하는 의문점에 대해 살펴보면

 

2500톤 선박(선폭12m, 선체길이 80-90m, 흘수 3m) 이 운항하려면 교량의 교각사이가 20m, 형하고는 6m가 확보되어야 한다.

 

영산강 하구둑에서 광주 극락교까지 놓여진 다리는 신 산업철교에서부터 극락교까지 12개가 있는데 이 중에서 11개는 앞의 기준에 모두가 부합하고, 단 하나, 광주와 나주시 경계에 있는 작은 농로교인 ‘학산교’가 문제인데 이는 최근 바로 옆에 승용교라는 새로운 다리가 가설되었기 때문에 철거 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보수공사를 하면 된다는 것이 운하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다섯째, 선박이 화물트럭보다 더 빠르게 운송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문제다.

 

중국의 송나라 때 문헌에 의하면 외국에서 들어오는 무역선 한척이 낙타 2000마리분의 물자를 싣고 온다는 기록이 있다.

 

무역선 한척이 입항하면, 낙타 50마리가 싣고 오는 무역상의 40배나 되는 물자가 들어오므로 애당초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운하의 경우 2500톤급 바지선은 5톤 화물차의 500배의 물자를 실어 나른다.

 

그로 인해 단위중량당 운임이 1/3로 절감된다.

 

선박이 자동차에 비해 운송시간이 3배 더 걸리더라도 운임이 1/3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긴급을 요하지 않는 화물은 배로 운송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그리고 물량이 많을 경우 전체물량이 운송되는 시간이 선박운송이 더 빠른 경우도 많다.

 

여섯째, 하구둑에 관한 문제다.

 

지금도 하구둑에 선박이 드나드는 통선갑문이 설치되어 있다.

 

폭 6m, 길이 30m로 20톤 선박까지 운항할 수 있다. 2500톤 바지선이 운항하려면 하구둑에 폭 20m이상의 통선갑문만 새로 건설하면 된다.

 

하구둑을 트지 않아도 선박이 운항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마지막 일곱째, 배가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수량을 확보하려면 추가로 댐을 만들어야 할 것 아니냐는 견해다.

 

그러나 유럽의 RMD운하는 표고차가 406m이고, 중국의 샨샤댐의 통선갑문은 표고차 160m, 경부운하는 130m인데, 광주서창은 8m밖에 되지 않는다. 

 

경부운하는 10m마다 수위차를 극복하는 보를 하나씩 건설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영산강의 경우 광주 서창까지는 보를 세우지 않아도 4m수심을 확보하는데 문제가 없다.

 

광주까지의 뱃길은 준설만 해도 영산강 운하의 완성이 가능해진다.

일반적으로 강의 준설을 말하면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생태계파괴를 이유로 반대를 하는데, 영산강을 이대로 방치하면 강가에 사는 사람들은 심각한 위험에 빠진다.

 

망가진 생태계의 복원도 문제이지만, 영산강의 범람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는 평생을 간다.

 

농부가 봄에 농사일을 시작하기 전 맨 처음 하는 일이 농수로를 정비하고, 동네 안 도랑을 치는 일이다.

 

영산강도 마찬가지 이치로 도랑을 쳐야한다.

강에 쌓인 퇴적물은 걷어 내야 한다. 지구온난화로 집중호우가 잦은 요즘은 더 자주, 확실하게 걷어내야 영산강도 살고 우리도 산다.                      

 

 
  기사등록 : 2007-11-28 오전 11:51:43기사수정 : 2007-12-08 오후 2: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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