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초기 불화 대표하는 수작

▲국보로 승격된 무위사 아미타삼존도.

강진군 성전면 무위사 극락보전 내 후불벽화 ‘아미타삼존도’가 기존의 ‘보물 1313호’의 단계를 넘어서 ‘국보’로 승격된다.

이번 아미타삼존도의 국보승격으로 강진군은 국보 제13호인 무위사 극락보전 안에 새로운 또 하나의 국보를 맞게 된 경사를 맞게 됐다.

이번에 국보로 승격된 ‘아미타삼존도’는 아미타여래를 주존으로 한 극락보전 내에 위치한 후불벽화로서, 조선 초기 불화를 대표하는 수작 중에 수작이다.

또한 이 작품은 한국 미술사적 의미로 보나, 작품의 수준으로 보나 몇 번이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 그대로 ‘국보'급 문화재이다.

특히 화면 하단에는 화기(畵記)가 쓰여 있는데, 이 기록에 의하면 1476년 아산 현감을 지냈던 강노지(姜老至) 외 수십 명의 시주로 해련선사(海蓮禪師)가 주도하여 여러 스님들이 그렸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초기의 불화가 현재까지 남아 전하는 경우가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누구누구의 시주와 후원으로 몇 년에 어떤 화가에 의해 그려졌는지 구체적으로 정확한 기록이 남아 역사적 사실을 고스란히 알려주는 경우 또한 거의 드물다고 한다.

‘아미타삼존도’의 화면 중앙에는 아미타여래가 대좌 위에 앉아 있고, 그 오른쪽에는 관음보살이, 왼쪽으로는 지장보살이 서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화면 상단에는 아미타여래 좌우에 각 3명씩의 나한상이 있고, 그 위로 각각 2구의 화불이 표현되어 있다.

아미타여래는 서방 극락정토를 주관하는 부처님으로서, 대개 자비를 상징하는 관음보살과 지혜를 상징하는 대세지보살과 함께 등장하는데, 무위사의 극락보전의 경우에는 대세지보살 대신 지장보살이 등장하는 것이 특이하다.

지장보살은 혼란의 세계에서 중생을 구제하는 역할을 하는 보살인데, 무위사 극락보전의 경우 아미타여래 옆에 대세지보살 대신 지장보살이 등장하는 것은 중생을 구제하는 수륙사(水陸寺)로서의 무위사 전체 성격을 더욱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자비를 상징하는 관음보살과 혼란스러운 인간세상에서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의 든든한 호위를 받으며 중앙에 근엄하게 앉아 있는 아미타여래, 그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처음에는 단호하리만큼 차가워 보이는 듯 하면서도 시간이 갈수록 약한 인간들의 이런 저런 소망들을 무엇이든 이루어줄 것 같은 한없는 자비로움이 느껴진다.

강진군청 학예연구사 김인진 씨는 “이번에 국보로 승격된 ‘아미타삼존도’는 이미 지난 2001년 보물 1313호로 지정이 되었으며, 고려후기 불상의 영향을 받은 조선 초기의 불상 양식으로 15세기 한국 불교신앙 형태를 엿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자료이다”고 설명한다.

불교에서 아미타여래는 인간들의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가장 큰 꿈인 천당, 극락정토에 갈 수 있게 해주는 부처를 뜻한다.

그런 부처에게 불자들은 ‘건강하게 해주라’, ‘돈 많이 벌게 해주라’, ‘우리네 자식들 공부 잘하게 해주라’ 등등 사람들 저마다의 소소한 소망을 기원한다.

500년이 넘는 유수한 세월 속에서 가난한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던 ‘아미타삼존도’, 그 오랜 세월 때문인지 이 후불벽화 부처의 눈을 두 번 맞추며 간절히 원하고 또 원하면 반드시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신묘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로써 월출산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강진 성전무위사에는 1962년 국보13호로 지정된 ‘극락보전’과 이번에 국보승격이 확정된 ‘아미타삼존도’, 보물 1314호인 ‘백의관음도’ 등 회화사적으로 높이 평가되는 국보급 유물 30여 점이 성보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진 김은주 기자

사진설명 : 강진군 성전면 무위사 극락보전 내 후불벽화 ‘아미타삼존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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