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한국전쟁기 민간인 희생사건 유해발굴
여성과 유아 어린이 등으로 추정되는 100여구 발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는 16일 "한국전쟁기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유해 발굴 대상지인 전남 함평군 해보면 광암리 가정마을 뒷산에서 유해와 생활용품 수백점을 무더기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들 유해와 유품은 1951년 국군의 불갑산 일대 공비 토벌작전(일명 대보름작전) 과정에서 함평, 장성, 영광지역 피난민들이 빨치산이나 동조자로 간주돼 집단희생됐다는 그동안의 증언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해는 여성과 유아(3-6세 추정), 어린이(13세 추정) 등으로 보이는 100여구가 발견됐고, 이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비녀와 구슬, 반지, 거울, 수저, 신발 등 240여점의 생활유품도 함께 발굴됐다.
또 희생자들을 살해하는데 국군과 경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M1과 칼빈용 탄피 93개, 탄두 28개, 탄창 9개도 나란히 발굴됐다.
발굴 지점은 1950년 가정마을 뒷산 정상 부근에 조성된 '방공호'(길이 180m)로, 유해와 유품은 60m 지점에서 집중 발견됐다.
이 곳은 1951년 2월20일 새벽 국군 제11사단 20연대 2대대가 불갑산 일대의 빨치산 토벌작전 중 용천사 주변 피난민과 인근 마을 주민들을 연행해 빨치산이나 빨치산 협력자라는 이유로 집단 총살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부 구간에서는 여러 구의 유해가 겹쳐진 채 매장된 것으로 보여 발굴 작업이 완료되면 유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진실화해위는 가정마을 뒷산 발굴작업을 이달 말 마무리짓고, 8월초부터는 인근 '운암마을 뒷산'에서 유해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불갑산 유해발굴은 진실화해위의 용역을 받아 순천대 문화유산연구소(책임연구원 최인선 교수)가 진행중이며, 발굴된 유해는 충북대 유해감식센터에서 정밀감식을 거쳐 올 12월께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불갑산 사건은 진실화해위가 지난해 12월 진실규명을 결정한 사건으로 유족들은 한국전 당시 불갑산과 용천사 일대에서 모두 1000명 가까운 민간인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동춘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은 "이번 발굴로 58년간 묻혀있던 역사의 진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특히 불갑산 발굴 현장은 공주 상왕동과 더불어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될 여지가 매우 커 복원 등을 통한 활용 방안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까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과 관련, 전국 7개소에 대한 발굴을 진행해 모두 1000여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며 유골은 현재 충북대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관'에 임시 안치돼 있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16일 오후 2시 가정마을 뒷산에서 유족과 공무원 등 100여이 참석한 가운데 유해발굴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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