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원 주필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어떤 예상되는 위험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아 낭패를 당하는 경우를 경계하는 말인 것 같다.

그런데 소를 잃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소를 외양간에 집어 넣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 영산강 저지대 침수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다.

4-5년에 한번씩 큰 물난리를 겪으면서도 떠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똑같은 재앙을 계속 당하는 사람들이다.

지난 5월 목포MBC에서 주최하는 4대강살리기에 대한 토론회에참여했던 필자가 사업을 주관하는 익산지방 국토관리청 책임자에게 영산강의 치수대책이 다른 4대강보다 훨씬 취약하니 이번 치수대책을 4대강의 다른강 수준으로 안전하게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그랬더니 그담당자는 영산강하구언의 계획홍수량이 백년빈도의 강우량인 하루강우량 287㎜로 되어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한다.

홍수방재의 기준이 되는 계획홍수량이 영산강은 하구언이 하루강우량 287㎜, 나주지역이 312㎜로 되어 있다.

1998년도에 설계됐고 그당시 100년빈도의 강우량이다.

문제는 2002년 태풍루사 이후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는 매년 하루 500㎜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다.

2002년 강릉에 하루 870㎜의 비가 내렸고, 2003년엔 울산에 태풍 매미로 하루 630㎜, 2004년엔 영산강에 하루 430㎜가, 2005년엔 경남지역, 2006년엔 제주에 500여㎜, 작년만 빼고 매년 500㎜급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치수대책을 책임지는 관청에서 주민에게 하루 강우량 300㎜를 가지고 100년 빈도의 강우량이라면서 안심하라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지난 7월7일에도 나주지역에 하루 312㎜의 비가 내렸다.

다행히 오랜 가뭄끝이라 댐과 저수지, 논밭이 말라서 홍수주의보에 그쳤지만, 예년같았으면 더 큰 재앙을 당했을 뻔 하였다.

하루 강우량 300㎜정도의 계획홍수량으로는 강변 저지대에 사는 주민들은 너무 위험하다. 이번 4대강살리기 사업에서 영산강도 다른 강처럼 계획홍수량을 500㎜이상으로 늘여야 한다.

서울이나 일본은 1000㎜로 되어 있다.

홍수예방을 하려면 상류에 댐이나 저수지를 세워 물주머니를 만들고, 하상정비나 준설을 해서 물길을 넓혀야 한다.

그런데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하상준설사업이나 댐건설을 생태계를 파괴한다면서 반대하고 있는데, 강촌사람들의 목숨이 천성산 도룡룡의 목숨보다 훨씬 소중하다.

내가 침수지역에 살지 않는다고 그렇게 막말 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강속의 생태계도 퇴적토를 준설해주면 예전의 건강한 생태계로 복원되는 예를 얼마든지 볼수 있다.

안전치 못한 외양간은 고치던가, 아니면 소를 넣치 말아야 한다. 강가 저지대 상습수해지역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게 치수대책을 세우던가, 아니면 집단 이주대책이라도 세워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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