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시우량 105mm-광주기상청 개청이후‘최대’
광주·전남, 홍수대비 불감증 여전…전국에서‘꼴찌’

한반도 기후지형이 바뀌고 있다.

지난 몇 년 전부터 한반도는 여름마다 물 폭탄 세례를 받고 있다.

2002년도 태풍 루사 1일강수량 870.5mm로 강릉지역 홍수피해. 2003년도 태풍 매미 1일강수량 410.0mm로 남해지역 피해. 2007년도 태풍 나리 420.0mm로 제주지역 피해 등 운 좋게도 이들 이외의 지역은 피해갔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1일강수량 400mm 이상씩 해마다 쏟아지고 있다.

물 폭탄 세례를 받는 지역만 재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7일에 내렸던 비는 시간당 신안과 나주, 화순에서 시우량 100mm이상으로 물 폭탄 세례를 한 곳에 퍼부어 이들 지역들의 피해가 컸다.

이날 신안군 자은면 지역에서 측정된 시우량 107mm는 1904년 관측이후 최대이다. 또한 나주 왕곡지역에서 측정된 105mm의 시우량 역시, 광주기상청 개청이후 최대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 동안까지는 광주에서 70.1mm의 시우량이 최대였다.

1일강우량에서도 태풍이 아닌 장마철에 내린 강수량 중 지난 7일 나주가 269.8mm, 광양 234.1mm, 보성 208.5mm 화순 201.2mm로 십여년 전에 비해서 요즘 비는 한 곳에 쏟아 붓고 있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물 폭탄세례를 받은 지역의 경우,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지난2003년도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었던 지역 주민들의 경우, 홍수피해라면 이제 아예 지긋지긋해 한다.

태풍 ‘매미’로 죽을 고생을 했다는 김모씨는 “수해피해를 겪고 나면 사람만 재 이용 할 수 있지 다른 것은 모두 버려야 한다”며 수해피해로 인한 어려움을 이렇게까지 표현했다.

그래서 이들 지역의 주민들은 현 정부의 4대강살리기 사업을 무엇보다도 환영하고 있다. 환경단체의 환경파괴주장에 대해서는 어린이들의 철부지 없는 소리쯤으로 듣고 있다.

▲수해대비 설계기준 강화해야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이처럼 시우량 및 강우량이 물 폭탄급으로 변하자 수해에 대비한 설계기준을 최근 기상이변을 고려해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 7일 내린 나주시 왕곡면의 105mm의 시우량은 강우빈도상 2백년만에 한번 꼴을 넘어 선 것으로 11일 역시 75mm, 15일 53mm, 16일 64mm로 주로 한 지역에 일시에 너무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일 강우량 296mm도 30년빈도 이상에 50년빈도 미만의 수치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주지역의 경우 도시가 잠기는 듯 한 사태까지 맞이했다.

그래서 “최근 잦은 기상이변과 국지성 집중호우로 예기치 못한 재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태에서 현재의 하천이나 하수관로 등으로는 국지성 집중호우를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하,배수시설의 설계기준을 현실에 맞게 상향조정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산강홍수대책위 김창원 위원장 역시, 최근 우리나라의 강우량을 보면 여름철에 1일강우량이 400mm이상 이라며 홍수대책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김 위원장은 “영산강의 설계 홍수량이 200년빈도의 300여mm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산강의 설계홍수량 역시, 이제는 1,000mm가까이 늘려야 될 때”라고 주장했다.

▲ 홍수대비 불감증 걸린 광주·전남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시, 시민들에게 침수예상지역, 대피장소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제작된 ‘재해정보지도’나 ‘홍수위험지도’도 광주·전남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아주 뒤떨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돼 이 지역의 홍수에 대한 불감증을 그대로 드러냈다.

동아일보가 지난 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남의 경우 침수예상지역 47곳 중 2곳에만 재해정보지도가 있고 광주 역시 11곳 중 1 곳에만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충남은 침수예상 32곳 중 32곳(100%), 서울 1곳 중 0곳(0%), 부산 46곳 중33곳(71.7%), 경남 315곳 중 302곳(95.8%), 경북 91곳 중 64곳(70.3%), 대구 4곳 중 2곳(50%), 충북 35곳 중 34곳(97.1%), 경기 53 곳 중 26곳(49.0%), 강원, 199곳 중 199곳(100%), 인천 13곳 중 10곳(76.9%), 울산 20곳 중 20곳(100%), 전북 155곳 중 22 곳(14.1%)로 나타나 광주·전남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정보지도는 침수예상지역과 재해 발생 시, 대피요령, 경로, 장소 등을 표시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피난용, 교육용 등으로 활용하는 지도다.

김창원 위원장은“해마다 발생하는 홍수에 대해 광주?전남이 이처럼 불감증을 겪고 있는 것은 지도자들의 의지부족에서 나온다"고 말하고"하루빨리 영산강의 설계홍수량과 재해정보지도 등 홍수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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