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본지 사장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등 신대북정책을 트집잡아 핵실험과 천안함폭침 등 숱한 무력도발을 강행하던 북한이 마침내 10월 30일부터 11월5일까지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동의 했다.

김일성의 6·25남침전쟁으로 발생한 1천만 이산가족들(1세·2세 포함)이 가족간 생이별로 겪은 고통과 슬픔은 인류 역사상 가장 길고 큰 비극이었다.

이 지구상 어떤 전쟁과 갈등도 한민족간의 이별을 이토록 오래 끈 예는 전무후무하다. 남침전쟁으로 인해 불시에 남북간에 흩어져 살아온 이산가족들은 헤어진 부모형제자녀들과의 상봉을 60여년간 일일천추 피눈물로 기다려왔다.

이산가족상봉문제야말로 순수한 인도적 문제이며 인륜의 문제이다. 이산가족상봉은 이데올로기를 초월한 문제로서 그 어떤 명분과 이유로도 이를 거부할 수 없는 인류 보편적 가치이자 기본적 도덕적 문제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런 중요한 이산가족상봉문제를 지금까지 정략적으로 이용해왔다. 그들은 이산가족문제를 항상 대남전략전술의 수단으로 이용해온 것이 사실이다.

동서냉전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 분단 동서독간 이산가족 상봉과 가족재결합은 비교적 너그러웠고 자유로웠다. 오늘의 중국-대만사이 이산가족문제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가족과 친척들은 원하면 언제든지 상호간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고 가족 재결합도 자유롭다.

북한은 사실상 이산가족들을 ‘협상수단’처럼 인질로 삼아 남쪽으로부터 대규모 쌀과 비료, 달러 등을 옭아내거나 기타 전략적 불순한 목족아래 이산가족상봉을 이용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수십년 간 이산가족상봉행사 제의와 행사예로 보아 북한의 이런 전략적 악용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번에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철면피하게 아산가족 상봉문제를 느닷없이 들고 나온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금강산면회소 사용을 위해서는 금강산 관광이 먼저 재개돼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다가 우리 측의 완강한 거부에 일시적으로 후퇴한 것이다.

인도주의 정신에 따른 이산가족상봉과 금강산 관광문제를 연계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남측이 북측의 전략적 허위 위장놀음을 워낙 오랜 기간 경험했기 때문에 필경 이번에도 그들이 감춰둔 다음 단계의 전략전술적 속셈을 미리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대규모 대북원조 및 금강산 관광재개관철과 답답한 대북제재의 포박을 푸는 것이다.

지난 7월까지 적십자사에 등록돼있는 이산가족들은 12만8천여명이었다.

수십 년 사이 이들 중 4만여명이 사망함으로써 8만여명이 남았다. 이들이 지금처럼 굼벵이상봉을 할 경우 66년이 되어야 모두 상봉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상가족 상봉은 지금처럼 이벤트성 상봉을 지양하고 금강산면회소에서 하루 220명씩 연중무휴로 상봉을 추진하면 나머지 8만여명의 상봉을 1년 내 끝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이산가족상봉을 인도주의문제로 본다면 이에 못 응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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