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조성환
지난달 27일, 나주시 노조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개질의서 한 장.

10여일 동안, 나주의 가장 중심에 서 있었다.

11일 현재, 조회 수만도 2,870여명.

댓글만도 100여건을 웃돌며 순식간에 나주시공무원들의 관심을 한 곳으로 끌어 모으는 효력을 발휘했다.

나주시와 나주시공무원노조 홈피개설 이후, 이 만큼의 조회수와 댓글을 가져온 내용은 지금까지 없었다.

신정훈 나주시장 업무정지를 알리는 글도 불과 800여 조회밖에 되지 않는다. 기간은 중요하지 않지만 2달여가 지난 지금의 조회 수이다.

그만큼 이번 공개질의서는 시민과 공무원들의 관심을 온통 빼앗아 버렸다.

이처럼 공개질의서가 나주지역의 관심을 순식간에 빼앗아 버린 이유는 첫째, 일반인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직속상관에 대한 직접적인 공개질의가 세인의 관심을 끌었고, 둘째는 내용에 있어서도 곪을 데로 곪은 인사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터치를 했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관심을 가져왔다.고 본다.

사실, 그동안 간혹 일부 공무원들이 인사와 관련 시장측근에 줄을 댄다거나 승진과 더 나은 실과소에 배치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고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으나 이번 공개질의서가 공표된 것과 동시에 올라온 댓글에서 공무원들이 인사에 대한 불평불만이 이렇게 잠재돼 있었는지는 몰랐었다.

특히, 이번 공개질의서에 의해 문제가 제기된 근무평정이 인사의 중심이 되고 있지만 실과소장에 의해 기준도 없이 임의대로 점수가 주어지고 있다는 것은 차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조직문화에서는 인사에 목을 매고 산다고 봐도 틀리지 않은 공무원들은 실력배양을 위한 노력보다는 인사권자에게 줄을 대는 데, 더 애쓸 수밖에 없다.

그러면 아부·아첨꾼만이 살아남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다른 조직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어느 조직사회에서나, 아부·아첨꾼보다는, 맡은 바 제 일을 성실히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그러한 사람이 대우받을 수 있는 문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곳이 경쟁력 있는 조직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다원화된 사회에서의 이같은 요건은 더욱 중시되어져야 될 사항이다.

능력있는 인사권자라면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안다.

이번 공개질의서 파동으로 인사에 어떻게든 개입하고 있는 실과소장들은 하급직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나 보다는 아랫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며 그리고 개인적인 감정보다는 조직문화를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가 훌륭한 지도자다.

또한 “지금까지 그렇지 못한 문화”에서 “그러한 문화”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진보고 개혁이다.

인사권자인 나 자신을 위한 인사행정보다는 불평불만을 가진 공직자들의 수를 줄여나갈 수 있는 인사행정의 기준을 찾는데 노력하는 것이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인사권자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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