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는 오히려 손해, 갈아엎는 게 ‘상책’ /정부에 대해 원망의 목소리 ‘여기저기’

                                  밭에 그대로 버려진 무들...

3개월 전의 금추가 이제 망추(뜻: 망해가는 배추)로 변해 버렸다.

봄채소 수확기를 넘겼지만 채소 값이 뚝 떨어져 재배농가들이 무·배추밭을 그대로 갈아엎거나 뽑힌 채 버리고 있다.

농민들은 “배추 무값이 조금 오르자 언론과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무·배추값 폭등했다고 지나친 지적이 수입업자들의 무·배추김치의 과다수입으로 이어져 무·배추농가들이 결국 자식만큼 소중한 무·배추밭을 갈아엎는 지경까지 왔다”고 원망했다.

농가들에 따르면 “올해는 인건비 상승과 농자재값 대폭 인상 등으로 무·배추생산비가 매 평당 5,000원~5,500원선이 투자가 됐기 때문에 20kg 무 한 박스에 1만원 이상을 받아야 겨우 현상유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3월 하순경부터 채소 값이 폭락되자 계약재배 상인과 유통거래 형성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김 모씨의 무 출하 내역 중 부대비를 보면 “박스 1개당 1,000원, 작업비 1,000원, 운송비 800원, 기타 비용이 200원선으로 합계 무 1박스 당 3,000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판장 경매시가가 1,800원~2000원 선에 이루어지다보니 농민들은 결국 출하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 보는 것이어서 출하작업은 이미 중단하고 밭에 그대로 내버려 둔 상태다.

원칙적으로는 저장성이 없는 무배추 등 채소류는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의해 생산비 보장 선에서 수매하도록 돼 있으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설령 수매가 이루어 진다해도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이라는 게 농가들의 말이다.

지금과 같이 거래가가 형성된다면 무료로 각 식당가에 무·배추를 준다 해도 식당에서 외면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오히려 조리비용과 인건비에서 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에 수입김치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지금은 밭떼기 상인들 역시 발길을 끊은 지 오래다. 그것은 운임비 마져 건질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계약재배 중간 상인들 조차도 농가들에게 계약금을 지불했지만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계약을 파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배농가들은 후작물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폐기처분해야 될 입장이다.

농민들은 “수개월 동안 재배한 무·배추밭을 갈아엎고 그대로 버려야 하는 농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정부가 제발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서송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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